정부와 연료전지 업계가 수소발전 입찰시장 물량을 두고 엇갈린 의견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발전용 연료전지 대기물량이 6.2GW에 달하지만, 실제 준공까지 완료될 물량은 적은 것으로 평가한다. 이 때문에 최근 구체안을 공개한 수소발전 입찰시장에서도 연간 연료전지 물량(일반수소 기준)을 200㎿ 수준으로 책정했다. 반면 연료전지 업계는 최근 제조사들이 생산 능력을 상향한 점을 감안, 입찰물량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연료전지는 총 6.2GW(212건)다. 이 중 공사계획인가 완료 건은 1.9GW(58건)으로 약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까지 누적으로 보급된 수소연료전지는 859㎿로 발전사업허가 물량에 비해 약 14% 수준에 불과하다.
발전사업허가는 발전소 준공을 위한 사실상 첫 단계다. 이후 건축허가·개발행위 허가 등 지자체 인·허가 등을 거쳐 공사계획인가를 받으면 발전용 연료전지를 설치하기 위한 인·허가 과정은 대부분 끝난다. 발전용 연료전지 인·허가 대기물량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인·허가를 대기하는 발전용 연료전지가 많지만 실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물량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발전사업허가는 물론 공사계획인가를 받는 인·허가 과정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일단 인·허가를 받아놓고 대기하는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자 물량이 많다는 분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발전사업허가를 받고 인·허가까지 엄청난 난이도가 있지는 않다”면서 “발전 주기기 제조사들은 실제 시장에 진입할 물량은 (발전사업허가의) 10~20%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산업부는 최근 수소발전 입찰시장에서 일반수소 기준 연간 연료전지 입찰 물량을 200㎿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산업부는 수소발전 입찰시장 중 연료전지가 주로 경쟁할 일반수소 발전시장 입찰물량은 2023년에서 2025년까지 연간 1300GWh로 책정했는데 이를 설비용량 기준으로 환산하면 200㎿ 수준이다.
반면 연료전지 업계는 최근 연료전지 제조사의 생산능력 확대로 연간 600㎿ 이상 입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국내 연료시장의 약 절반을 점유하는 두산퓨얼셀만 하더라도 공장 증설로 생산능력이 기존 90㎿에서 275㎿로 상향됐다. 블룸SK퓨얼셀의 생산능력까지 고려하면 연간 200㎿ 입찰물량은 국내 제조사들의 생산능력도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수소업계 한 관계자는 “특히 일반수소 입찰시장에 참여할 중소 발전사업자는 사업성에 큰 문제가 생긴다”면서 “청정수소 입찰 시장도 더 빠르게 해야한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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