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마이크로 자기센서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산학이 힘을 모은다. 센서분야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는 EV첨단소재, 광우와 최근 마이크로 자기센서 양산 및 제품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21일 밝혔다. DGIST의 원천기술과 제품화를 결합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
마이크로 자기저항 센서는 전기자동차, 전류 제어, 네비게이션, 엔코더 및 바이오진단 분야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1990년대부터 전 세계에서 '스핀트로닉스 고감도 자기저항 센서'를 경쟁적으로 개발했고, 현재는 독일·일본·미국업체에서 독점 생산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마이크로 자기저항 센서를 국내 기술로 개발 및 생산해 해외 기업이 독점 중인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의미다.
배경이 된 기술은 DGIST 자성기반라이프케어연구센터(센터장 김철기 교수)에서 개발한 '자성다층박막 평면 홀 자기저항 기술'이다. 미세 자기장 측정 감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다층간 교환결합 조절 방법을 활용했다.
지난 2020년 해당 기술을 이전받은 EV첨단소재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원(4년간 96억원)과 김철기 교수의 자문을 통해 '자성 다층박막 증착 장비 및 마이크로 소자 제조공정' 생산 설비를 구축했다. 이를 활용해 마이크로 자기센서 모델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광우는 해당 센서를 장착한 엔코더 모듈을 제작하고, 지난해 하반기에 성능평가를 통과하면서 마이크로 자기저항 센서 및 응용 제품 국산화에 성공했다. 수입에 의존하던 엔코더 모듈 생산을 국내 기술로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춘 제품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김철기 교수는 “자기센서 국산화는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에서 1000억원 이상 투입된 스핀트로닉스 연구의 첫 번째 결실이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고감도 자기센서 모듈을 국산화 모듈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향후 성능과 가격 경쟁력으로 해외 센서시장 진출의 초석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태완 EV첨단소재 개발본부장은 “고감도 자기 센서는 차량용 적용을 위해 개발을 시작했다. 국산화에 성공한 만큼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연 30억개 이상 수요를 가진 전기자동차, 로봇, 항공 분야 등에 적용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웅선 광우 사장은 “향후 초정밀 가공이 요구되는 로봇, 국방, 의료 등에 개발된 엔코더 적용이 가능해 고부가가치 산업분야에서 국가 경쟁력 확보에 일조할 수 있는 전기전자 핵심부품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