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비스포크 가전 판매를 전년 대비 50% 이상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사용자 맞춤형과 에너지 절감 등 인공지능(AI) 기능을 대거 탑재한 '비스포크 라이프'를 새 비전으로 내세웠다. 다음 먹거리로 지목한 로봇사업도 플랫폼 개발을 추진, 가전 포트폴리오 강화에 활용할 방침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 부문장 부회장은 21일 서울 중구 명동1가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2023년형 비스포크 가전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글로벌 비스포크 가전 판매량을 지난해 대비 50% 늘리는 등 프리미엄 영역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비스포크 가전은 2019년 냉장고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24종의 제품이 출시됐다. 삼성전자 전체 가전 매출에서 비스포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이다.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은 비스포크를 활용해 승승장구했지만 7년 만인 지난해 4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수요 한파가 예상되는 가운데 그러나 비스포크를 내세워 실적 회복을 꾀한다.
한 부회장은 “올해는 기존 비스포크 홈에서 친환경·고효율·초연결을 추가해 디자인뿐만 아니라 개인 맞춤형 솔루션 제공으로 진화했다”면서 “업황이 좋지 않지만 소비자가 느끼기에 필요한 제품이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비스포크 라이프'라는 가치를 새롭게 제시했다. 냉장고 중심 '비스포크 키친'에서 생활가전까지 확대한 '비스포크 홈'을 넘어 초연결·친환경 가치를 강조한 '비스포크 라이프'로 맞춤형 기능을 선제적으로 제안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비스포크 가전 전 제품에 와이파이를 탑재했다. 사용자에게 맞춤형 기능을 제안하는 AI 탑재 제품도 15종으로 확대, 비스포크 AI 라인업을 완성했다. 올해 추가된 '비스포크 제트 AI'는 바닥 재질에 따라 알아서 흡입 기능을 변경하며, '비스포크 식기세척기'는 오염도를 자동 분석해서 온도와 분사 세기를 조절한다.
고물가 시대 에너지 절감을 위한 '고효율 에너지 절감' 모델 57종도 선보였다. 이들 모델은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최저 기준보다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제품이다.
비스포크 신제품 가운데 세탁기와 건조기는 전 모델 1등급을 충족한다. 스마트싱스의 에너지 관리 솔루션 '스마트싱스 에너지'의 AI 절약 모드를 함께 사용할 경우 전력 사용량을 최대 70% 추가 절감할 수 있다. 현재 AI 절약 모드 지원 가전은 냉장고, 식기세척기, 건조기, 세탁기 등 6종이다. 내년까지 8종으로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첫 출시를 앞둔 로봇 역시 가전과 결합,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삼성만의 로봇 플랫폼을 개발, 현재 추진하고 있는 웨어러블 로봇뿐만 아니라 로봇청소기·스마트팩토리 등 기존 사업 영역에 접목할 예정이다.
한 부회장은 “현재 삼성리서치에서 로봇 플랫폼을 만들려 하고, 삼성 로봇 사업팀도 있다”면서 “플랫폼을 만들면 현재 로봇으로 대체되는 분야에 다양하게 접목할 수 있어 총역량을 집중해서 비즈니스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업체 인수합병(M&A) 추진 여부를 두고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고 답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