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다음 달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롯데 챔피언십에 참가한다. 그룹 수뇌부와 한·일 주요 계열사 임원, 글로벌 파트너사가 모두 모이는 자리다. 롯데 내부에서는 이번 행사가 신 상무의 3세 승계를 공식화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신 상무는 오는 4월 12일부터 나흘 동안 미국 하와이 오아후섬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LPGA 롯데 챔피언십 참가를 위해 출국한다. 대회에 앞서 열리는 두 차례 VIP 만찬과 11일 프로암 라운딩도 함께한다. 그룹 주요 경영진도 대회를 이틀 앞둔 10일까지 출국을 마칠 예정이다.
신 상무는 지난해 처음으로 행사에 참가했다. 당시에는 일본 롯데 관계자 자격이었다. 다마쓰카 겐이치 롯데홀딩스 대표, 일본계 은행 대표 등과 함께 라운딩했지만 국내 롯데 임원진과 교류는 없었다.
올해는 롯데케미칼 임원으로 참가해 주요 파트너사와 직접 교류하는 시간을 갖는다. 다양한 사적 모임을 통해 각 계열사의 주요 임원과 비공식적 만남 및 소개가 이뤄진다.
롯데 내부 관계자는 “계열사마다 회사 소개를 위한 제품 샘플링 등 신 상무와의 대면을 염두에 두고 각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계열사는 스폰서십 규모에 따라 파트너사를 초대할 수 있는 표를 받는다. 대략 10만달러당 한 장 꼴이지만 올해는 17개 후원 계열사에 할당되는 초대 티켓 규모가 줄었다. 그 대신 롯데 주요 계열 핵심 인사의 참가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에서 하와이 롯데 챔피언십의 상징성은 남다르다. 단순 골프 후원 행사가 아니라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사업 교류, 그룹 현안 논의 등이 폭넓게 이뤄지는 자리다.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 주요 인사들이 모여서 화합을 다지는 역할도 한다.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롯데 승계 구도도 사실상 확정 절차를 밟는다. 신 회장 장녀인 신규미씨와 차녀 신승은씨, 조카 신정훈씨는 현재 후계자 구도에서 벗어나 있다. 신 상무는 지난해 8월 베트남 에코스마트시티 출장 동행을 시작으로 상무로 승진한 올해부터 'CES 2023' 행사와 사장단회의(VCM)에 참석하며 대외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롯데 챔피언십은 신 상무가 후계자임을 한·일 경영진과 주요 파트너사 모두에게 각인시키는 상징적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1986년생인 신 상무가 만 38세로 병역 의무가 면제되는 내년부터 승계 작업이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상무는 아직 그룹 내 지주사·계열사 지분이 없다. 승계를 위한 지분 확보, 국적 문제 등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유열 상무는 대회 후원사인 롯데케미칼 임원 자격으로 프로암 등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라면서 “롯데케미칼 측 파트너사와 일정을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계열사 임원·파트너사와 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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