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약물 독성 미리 알아보는 인공신장 개발

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조동우 기계공학과 교수·장진아 교수 연구팀이 단일화된 가공 기법으로 사구체 혈관세포와 지족세포층과 사구체기적막층 등을 포함하는 사구체 미세혈관 칩을 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조동우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왼쪽)와 장진아 교수
조동우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왼쪽)와 장진아 교수

네프론은 신장을 구성하는 기능적·구조적 기본 단위다. 실타래처럼 동그랗게 뭉쳐진 작은 모세혈관 덩어리인 사구체로 둘러싸여 있다. 사구체 주머니와 함께 신소체를 형성하며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걸러낸다. 많은 약물을 투약하면 체내에서 가장 먼저 독성을 일으키는 부분이다.

그로 인해 환자에게 투약 전에 미리 특정 약물 농도나 조합이 해당 환자에게 얼마만큼 독성을 일으킬지 확인하기 위한 인공장기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사구체는 혈관내피세포뿐만 아니라 선택적으로 배출될 단백질을 조절하는 부분인데, 지족세포와 기저막 단백질 등 여러 상호작용과 매우 미세 단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모사하기가 어렵다.

연구팀은 단일화된 가공 기법으로 사구체 혈관세포와 지족세포층, 사구체기적막층 등을 포함하는 사구체 미세혈관 칩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관류가 가능한 이 칩은 사구체 혈관내피층, 지족세포 외피층의 공배양이 가능하고, 사구체 세포의 성숙된 기능성 마커와 두 층간의 상호작용으로 체외 사구체 모사에 중요한 단백질이 생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칩에서 선택적 여과 기능을 측정함으로써 사구체 장벽의 대표적인 여과 기능을 확인했다. 또 사구체 미세혈관 칩을 통해 아드리아마이신과 고혈당 등에 따른 손상에 대해 반응도 평가했다.

조동우 교수는 “약물 스크리닝 산업과 임상에서 신독성 평가 테스팅에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신장 사구체 단위를 모사하는 데 성공했다”며 “사구체 질환 모델링에 적용해 약물 독성을 미리 확인하고, 개인 맞춤 치료법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 알키미스트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세계 권위 학술지 '바이오패브리케이션(Biofabrication)'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