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터만 남아있는 천년 신라왕경을 디지털로 복원하는 사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최근 고도화된 비주얼 기술력을 보유한 엔씨소프트와 전시콘텐츠 전문기업 시공테크가 사업 참여를 결정하면서 비교적 까다로운 유적과 문화재의 디지털 복원작업이 탄력받게 됐다.
문화재청은 최근 문화유산 디지털 전환 및 서비스 확대 일환으로 경주 신라왕경을 디지털로 복원하는 사업을 확정했다. 신라왕경 디지털 복원사업에는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총 사업비 90억원이 투입된다.
경주 황룡사지 9층 목탑과 중금당을 포함한 중요 건축물은 디지털로 복원하기가 기술적으로 까다롭다. 과거에 존재했던 모습 그대로 복원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정확한 고증연구가 필수다. 이를 기반으로 3차원(3D) 데이터를 확보하고 현실감 있게 가상공간에 구축하는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다.
엔씨소프트와 시공테크는 최근 경북연구원(원장 류철균)과 신라왕경 디지털 복원에 협력하기로 하는 협약을 맺었다. 엔씨소프트는 연구개발로 축적하고 보유한 고도화된 비주얼 기술력을 사업에 보탤 계획이다.
최형근 엔씨소프트 아트이노베이션 센터장은 “엔씨소프트 비주얼 기술력을 신라왕경 디지털 복원에 사용하게 돼 기쁘다. 꾸준한 연구개발로 발전시킨 기술을 활용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시공테크는 국내 최고 전시문화 전문기업으로 국립한글박물관, 콩고국립박물관 등 굵직한 국내외 전시콘텐츠를 제작한 기업이다. 최근 국립해양과학관, 국립청주박물관 등과 미디어아트,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콘텐츠 등을 제작하고 있다.
경북연구원과 엔씨소프트, 시공테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스토리 기반 신라왕경 디지털 콘텐츠 제작·전시 체험, 3D 콘텐츠 기술을 활용한 권역별 VR·AR 콘텐츠 제작, 연구협력 및 사업성과 홍보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사라진 문화재를 디지털 기술로 복원하고 구현한 것은 2000년 9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00' 주제영상관에서 1300년 전 서라벌 모습을 복원한 것이 시초다.
한 전문가는 “신라왕경 디지털 복원은 국민에게 역사와 문화에 대한 정체성을 인식하게 하는 중요한 작업”이라며 “고증을 통해 복원이 어려운 중요 문화재를 디지털 기술로 구현함으로써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향유권을 신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