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A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저녁에 집에서 태블릿PC로 보충학습을 한다. 태블릿으로 제공되는 스마트러닝 서비스에 접속하면 인공지능(AI) 튜터 캐릭터가 반갑게 인사한다. AI 튜터는 지난 학습 진도와 나의 부족한 점 등을 살펴 '오늘의 학습'을 추천한다. 교과 학습을 마치고 스마트러닝 서비스 내 메타버스 도서관에 접속한다. 메타버스 도서관에서 캐릭터에게 말을 걸고 간단한 대화를 통해 좋아할 만한 책을 추천받는다.
유초등 대상 교육기업 스마트러닝 서비스 활용 모습이다. 대화형 서비스에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Generative AI) 기술이 더해지면, 학습자의 나이, 학습단계, 선호 등을 반영한 맞춤형 책을 추천받을 수 있게 된다. 그동안은 데이터에 인간 기획자가 작성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추천 서비스 등을 해왔는데 어린 학습자와 대화 특성상 '빈 곳'이 나왔다. 데이터에 기반을 둔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지면서 상황별 학습자 맞춤 대화 진행이 가능해진다.
◇스마트러닝 서비스와 만난 생성형 AI
생성형 AI 적용에 가장 적극적인 것은 웅진씽크빅이다. 웅진씽크빅은 자사 AI학습 플랫폼 '웅진스마트올'의 대화형 시스템(챗봇)을 비롯해 교육 서비스 전반에 생성형 AI 접목을 준비하고 있다. 학습자 수준에 맞는 △상호작용 △첨삭 지도 △책 추천 △AI스피킹 튜터 등 보다 폭 넓은 개인화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메타버스 도서관에 생성형 AI를 접목해 미국에서 온 교환학생, 소설 작가, 화가, 고고학자 등 다양한 NPC 캐릭터와 대화만으로도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지원한다.
웅진씽크빅은 메타버스 도서관 도입으로 아이들의 독서완독률이 60%에서 74%로 14%포인트(P)가 증가했는데, 생성형 AI 도입으로 학습 참여율과 몰입이 보다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에는 메타버스 기술과 생성형 AI를 접목한 세계 여행 콘셉트 신규 영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재진 웅진씽크빅 대표는 “AI 기술과 메타버스 공간 결합으로 아이들의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해졌다”며 “생성형AI로 대답해줄 수 있는 다양한 NPC 캐릭터로 메타버스 공간에 생명력이 불어넣어지고 영역별 체험학습도 보다 다채로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교원그룹은 자사 AI 학습지 '아이캔두' 실사형 AI튜터에 챗GPT 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메타버스로 구현된 가상교실에 가상교사인 AI튜터가 학생이 학습 전후로 느끼는 궁금한 내용을 실시간으로 묻고 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자사 '아이스크림 홈런'에 학습자가 AI와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문해력 콘텐츠로 선보일 예정이다. 올 상반기 말 선보인다는 목표로 디지털교육 기업인 아이스크림미디어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특정 키워드에 대해 학습자가 문장을 입력하면 그 문장에 연결되도록 AI가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내는 경험을 제공한다. AI가 전체 문장을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문장에 따라 AI가 문장 생성이 다양하게 이뤄지는 것을 경험하고, 또 AI가 생성한 문장을 평가하거나 수정해보는 과정을 통해 창의력과 함께 비판적 사고도 키울 수 있다.
◇에듀테크 스타트업도 챗GPT 접목 열풍
에듀테크 스타트업은 자사 교육 서비스는 물론이고 업무 전반에 챗GPT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아이포트폴리오는 자사 영어교육 솔루션 '리딩앤' 콘텐츠 기획 업무를 비롯해 품질개선(QA), 마케팅, 사업관리(PM) 업무 자동화에 챗GPT를 활용하고 있다. 개발 파트 지원 없이 모니터링 업무를 개선하고 영어 비즈니스 이메일 작성·검토 시간을 크게 단축했다.
김성윤 아이포트폴리오 대표는 “챗GPT는 리딩앤이 보유한 방대한 영어책 콘텐츠에 대해 이미 학습을 마쳤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 웬만한 영어 교육 분야 전문가 자문을 받듯이 콘텐츠 기획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클라썸은 자체 개발한 유사 질문 추천 기능인 'AI 도트 1.0'에 대화형 AI를 추가한 'AI 도트 2.0'을 출시했다. AI 도트 2.0은 기존 AI 솔루션에 대규모 언어모델인 'GPT-3.5'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접목했다. 클라썸은 기존 유사 질문 추천 기능에 생성형 AI 기술 적용으로 사내에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까지 지원한다.
대구 연구특구개발진흥재단은 클라썸의 AI도트를 R&BD(Research and Business Development) 관리 AI비서 시스템으로 활용, 과제 수행 기관 규정 해석 및 연구비 사용 등에 대한 자동 답변과 이력 관리로 단순 업무를 최소화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했다.
엘리스, 팀스파르타와 같은 소프트웨어(SW)교육 스타트업도 온라인 코딩 학습 과정에 챗GPT 등을 도입해 학습자가 제출한 단순 코딩을 정리하거나 오류 분석을 돕고 있다. 온라인에서 질문하고 싶은 부분을 드래그만 해서 바로 문의하거나 언제 어디서나 채팅하듯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AI 글쓰기·글첨삭 서비스 기업 투블럭에이아이는 생성형 AI를 이해하는 특허 2건을 등록했다. 투블럭에이아이가 등록한 특허는 휴먼 인터랙티브 생성형 AI와 대화 및 글 생성 과정에서 맥락을 정교하게 이해시켜 생성 결과를 향상할 수 있는 주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맞춤형 교육은 장점, 데이터 검증은 과제
생성형 AI는 딥러닝을 이용해 주어진 콘텐츠를 바탕으로 번역과 대화, 작문 같은 인간이 만든 것 같은 텍스트부터 이미지, 음악, 비디오, 코딩과 같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입력된 내용에 따라 사용자별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어 개인별 맞춤 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시스템 구축시 데이터 수집과 관리, 보안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무엇보다 생성형 AI의 경우 지어낸 이야기도 사실처럼 대답하는 '환각(hallucination)' 이슈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데이터 분석과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신간 '챗GPT 교육혁명'을 출간한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는 “챗GPT를 활용하면 학생들에게 개인별 맞춤형 학습과 피드백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기술로 완전히 정확한 정보를 생성할 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이 사용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보호자 관리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