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중고차 금융플랫폼 사업에 진출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인증 중고차 사업' 개시를 위한 정관 변경 등 막바지 작업에 들어가면서 현대캐피탈 역시 금융플랫폼 구축으로 정신이 없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 인증 중고차 사업에서 금융플랫폼 역할을 담당할 예정으로, KB캐피탈 'KB차차차'와 격돌이 예상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의 인증 중고차 사업에 맞춰 중고차 금융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 23일 현대차는 주주총회에서 정관 내 사업 목적에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을 추가했다. 이에 앞서 기아차도 주총에서 동일한 내용의 정관 내용을 변경했다.
현대캐피탈도 중고차 금융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낸다. 이미 중소벤처기업부가 현대·기아차의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범 허용한 상태지만 고금리 여파 등으로 사업 개시 시점을 하반기로 미뤘다.
현대캐피탈 금융중고차 플랫폼에서는 현대·기아차의 5년·10만㎞ 이내 차량이 판매된다. 해당 차량은 현대·기아차의 200여가지 정밀 성능 검사와 수리를 거친 '검증된 중고차'로 인증받고 판매된다. 현대·기아차의 중고차 인증을 거쳐 판매하는 만큼 신뢰성은 물론 기존 인증 중고차 시장 대비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는 게 현대캐피탈 설명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인증 중고차 사업에 맞춰 금융플랫폼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소비자는 하반기 론칭 예정인 중고차 금융플랫폼에서는 현대·기아차의 검증된 중고차를 기존 시장 가격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중고차 금융플랫폼 진출이 임박해지면서 동일한 사업을 하는 KB캐피탈과의 격돌은 불가피해졌다. KB캐피탈은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를 운영하고 있다. KB차차차의 지난해 말 월평균 매물 중고차는 15만여대로 업계 1위 규모다. 회원 수도 같은 기간 250만명 확보하면서 시장 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B캐피탈이 KB차차차 기반 중고차 중개 플랫폼으로 자리를 확보했지만 현대캐피탈의 도전은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현대·기아차가 검사와 수리를 거쳐 소비자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고, 자사 차량을 판매하는 만큼 가격에서도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