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모터바이크를 타고 시베리아를 단독 횡단한 김현국 탐험가가 오는 5월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6번째로 유라시아 육로 3만㎞를 왕복하는 대장정에 나선다.
김 탐험가는 서울, 광주를 거쳐 부산에서 출발해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북한, 러시아, 중국, 카자흐스탄을 경유해 벨라루스에서 끝나는 노선)을 따라 시베리아를 거쳐 암스테르담에 이르는 '길은 평화다 ! 트랜스 유라시아 2023'을 추진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는 모터바이크가 아닌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사진과 영상 촬영자 1명과 동행한다.
김 탐험가의 여정은 먼저 '꿈, 시베리아 그 미래와의 만남'으로 서울과 광주를 거쳐 부산~블라디보스토크~모스크바~베를린~암스테르담 등 1만5000㎞ 구간을 횡단한다. 이어 '징기스칸의 속도에 도전한다'는 주제로 암스테르담~베를린~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부산~광주~서울 1만5000㎞ 구간을 달린다. 되돌아오는 길에 만나는 겨울철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유라시아 대륙횡단 도로를 자료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서울. 광주, 부산~블라디보스토크~모스크바~베를린~암스테르담~베를린~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부산, 광주, 서울 등 3만㎞ 구간의 '길은 평화다!' 여정을 완성할 계획이다.
김 탐험가는 한반도에서 유럽에 이르는 육로 길을 개척하기 위해 이번 대장정을 추진한다.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국제자동차고속도로 즉,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에서 러시아 횡단 도로, 유럽 도로를 연계한 육로 인적자원 교류와 물류 이동이 비행기나 배, 기차 등 다른 운송 수단에 비해 어떠한 경쟁력이 있는지를 실험하고 자료화할 계획이다.
특히 서울과 부산에서 시베리아를 거쳐 암스테르담에 이르는 새로운 물류 루트를 확보하는 동시에 유라시아 대륙횡단을 통해 남과 북의 분단 극복을 넘어 지구촌 과제인 평화, 환경, 빈곤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한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 자연유산인 바이칼호수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자료화하고 현지인과 협업하는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김 탐험가는 “시베리아에서는 9월부터 눈을 볼 수 있는데 분리대가 없는 2차선 길이 대부분인 시베리아 구간의 얼음 길은 매우 위험하며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서 시베리아를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로 되돌아가는 길은 11월 초로 혹한의 환경에서 40피트 콘테이너를 싣고 유라시아 대륙횡단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대형 화물차량의 운송 경쟁력을 자료화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과 북이 분단된 지구 유일의 환경에서 '유라시아 대륙횡단 도로'에 대한 자료를 만들기 위해 28년간 유라시아 대륙과 인연을 맺으면서 다섯 번의 대륙횡단을 마쳤다”며 “11개 시차를 가진 유라시아 대륙의 끝없는 길을 감당하는 방법은 비, 바람, 천둥, 번개 등의 어떤 장애물 앞에서도 멈추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남과 북의 관계가 악화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에서도 6번째 대륙 횡단에 나서는 것은 남과 북이 분단된 상황에서도 한반도로부터 확장된 공간에 대한 자료를 반복적으로 구축하는 것은 유라시아 대륙의 중요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유라시아 대륙은 인구 45억 이상의 거대 시장을 가지고 있으며 자원의 보고로서 미국에서는 신실크로드 이니셔티브, 러시아에서는 유라시아 경제 연합, 중국에서는 일대일로라는 이름으로 유라시아 대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김 탐험가는 “한반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유라시아 대륙은 남과 북의 분단으로 인해 고립된 서울~부산의 400㎞에서 이뤄지는 일상의 범위가 1만5000㎞로 확장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의 시작이며 우리는 대륙으로 연결되는 아시안 하이웨이 1호선과 6호선 등 2개를 갖고 있어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하고 수출하는 산업 구조인 우리나라가 다양한 물류 루트를 확보하는 것은 국가 경제 순환을 위한 생명줄과도 같다”며 강조했다.
한편, 김 탐험가는 세계 최초로 모터사이클을 이용한 시베리아 단독 횡단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탐험가 단체인 '더 익스플로러스 클럽' 한국인 최초 정회원이다. 더 익스플로러스 클럽은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세계 최대 탐험가 단체로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암스트롱 등이 회원이다.
유라시아 대륙 횡단의 경험을 담은 책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나는 바이크 타고 시베리아에 간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그동안 축적한 자료를 토대로 상설전시관, 여행자 카페, 여행전문도서관, 여행자도움자센터, 유라시아 아카데미 등 여행자를 위한 오프라인 복합공간인 유라시아 콤플렉스와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여정을 메타버스로 구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