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의 유동성 위기 우려가 제기됐다. 시장에서는 크레디트스위스(CS)와 달리 도이체방크가 지급불능 위험이 없다고 보고 있어 추후 상황에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도이체방크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 도이체방크는 회사 부도위험을 보여주는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상승했다는 소식에 8.5% 하락 마감했다. 장중 14.88%까지 떨어졌다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나서 사태를 진정시키면서 낙폭이 줄었다.
같은 날 도이체방크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전날보다 45.40bp 상승한 239.62bp를 기록했다. 2주 전 124.92bp였으나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이는 독일 코메르츠방크 97.39bp, 프랑스 BNP파리바 73.33bp, 바클레이즈 145.56bp인데 비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투자자 불안이 가중된 것은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이 주 요인이었다. 스위스 금융당국과 UBS가 CS 코코본드를 전부 상각하면서 앞으로 코코본드 발행이 어려워져 도이체방크 등이 자본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도이체방크는 투자자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2028년 만기인 후순위 채권에 대한 상환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원금 100%에 누적 이자를 더해 채권을 환매수하기로 했으나 투자자 우려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도이체방크는 독일 최대 은행으로 총자산은 작년 말 기준 1조3370유로에 달한다. 세계 58개국에 거점을 보유했다.
유럽 현지와 미국 금융권에서는 도이체방크가 10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고 자본과 지급능력 등이 탄탄해 CS 다음 타깃이 된 것은 과장됐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작년 소셜미디어에서 CS 파산설까지 돌았던 것처럼 온라인에서 도이체방크도 위험한 상황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고 이것이 CDS 프리미엄 급등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JP모간체이스 애널리스트들은 “도이체방크의 CDS 확대는 모든 시장 참여자에게 만연한 리스크 헤지 심리 때문에 불거진 해프닝”이라고 분석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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