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수 GS칼텍스 상임고문의 장남 허치홍 GS리테일 상무가 어바웃펫 이사진에 합류한다. 어바웃펫은 지난 2018년 GS리테일이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인수한 펫 사업 계열사다.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허 상무가 만년 적자에 빠진 어바웃펫을 이끌고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어바웃펫은 오는 3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허 상무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흡수합병 방식으로 인수한 '더식스데이' 구원회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함께 상정됐다.
어바웃펫은 지난 2012년 설립된 반려동물 특화 플랫폼 기업이다. GS리테일은 반려동물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지난 2018년 어바웃펫 지분 24.66%를 5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보유 지분을 늘려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 지분은 66.15%다.
허 상무가 GS리테일 계열사 등기 임원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 상무는 2016년 GS리테일에 합류한 이후 2020년 상무보, 2021년 상무로 승진하면서 미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맡는 기타비상무이사직은 회사에 상근하지 않는 등기 임원이다. 경영에 직접 나서지는 않지만 이사회 의결권이 있어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한다.
어바웃펫은 허 상무가 경영 능력을 평가받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바웃펫은 GS리테일 인수 이후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만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463억원으로 전년 대비 76.7% 증가했지만 당기순손실은 279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커졌다. 반려동물 시장 선점을 위한 외형 성장과 수익성 제고라는 두 가지 숙제를 모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존 GS리테일 채널과 시너지 창출이 급선무다. 허 상무는 GS리테일과 어바웃펫을 오가며 온라인에 치우친 반려동물 사업을 오프라인 채널과 연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1년 325억원을 투자해 IMM 프라이빗에쿼티(PE)와 공동 인수한 '펫프렌즈'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심사다.
신사업 시너지 창출 여부는 승계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GS그룹 내 오너 4세는 대부분 계열사 신사업을 이끌며 경영 능력을 검증받았다. 허 상무 또한 2019~2020년 신사업추진실 총괄을 맡아 온라인 쇼핑몰 '달리살다', 유기농 와인 사업 등을 이끌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내지 못했다. 그는 편의점 영업 부문을 거쳐 지난해 말 편의점 상품기획(MD) 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편의점 히트 상품 개발은 물론 어바웃펫 등 신사업 등 맡고 있는 업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계열사·관계사 간 상호 이사 등재는 관례적인 일”이라고 답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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