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의 거센 공세를 받아온 KT&G가 정기주주총회에서 완승을 거뒀다. 28일 대전광역시에 위치한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주총에서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제36기 재무제표 승인 △이익배당 및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자기주식 소각 △자기주식 취득 △사외이사 현원 증원 여부 결정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의안이 상정됐다.
현금배당은 이사회가 제안한 주당 5000원 안건이 가결됐으며 안다자산운용과 FCP가 각각 제안한 주당 7867원, 주당 1만원은 부결됐다. 투표 결과 이사회 안이 출석 기준 68.1%의 찬성률을 거둬 통과됐다. 안다자산운용의 안은 출석 기준 1.5%가, FCP의 안에는 같은 기준 32.2%가 각각 찬성하는데 그쳤다.
또한 이들 행동주의 펀드가 제안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중 평가보상위원회 관련 규정 개정 및 신설의 건과 자기주식소각 결정 권한 추가의 건 또한 모두 부결됐다. 다만 이사회도 찬성했던 분기배당 신설의 건은 가결됐다. 관련 정관 개정이 부결되며 자기주식 소각의 건도 자동 폐기됐고 행동주의 펀드가 제안한 자기주식 취득의 건도 부결됐다.
사외이사 현원 증원 여부 결정의 건에 대해서는 이사회가 제안한 현원 6명을 유지하는 안건이 가결됐다. 앞서 FCP 측은 사외이사를 8명으로 증원하는 안건을 제안한 바 있다.
사외이사 선임의 건과 관련해서는 법령 및 정관에 따라 집중투표를 실시한 결과 이사회가 추천한 김명철 전 신한금융지주 CFO, 고윤성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재선임됐으며 선임된 두 명의 사외이사는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도 선임됐다. FCP는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와 황우진 전 푸르덴셜 생명보험 대표를, 안다자산운용은 판사 출신인 이수형 지배구조·노동 전문 변호사와 김도린 전 루이비통코리아 전무를 사외이사 후보로 제안했었다.
이번 주총 결과로 이사회가 완승을 거두면서 백복인 사장의 경영 리더십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백복인 KT&G 사장은 “KT&G 경영진과 이사회는 주주를 비롯한 고객, 임직원, 파트너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강화하고, 주주가치 및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향후 장기적 관점의 성장투자와 기술 혁신, 공격적인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글로벌 톱 티어(Top-tier)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국담배인삼노동조합이 주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총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전국담배인삼노동조합은 “FCP의 배당 1조2000억원, 자사주 1조2000억원 매입 요구는 영업이익을 초과해 회사의 자산을 팔아야 가능한 수준”이라며 “극단적 단기 차익만 추구하는 제안으로 결사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