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가 지원하는 '선물하기' 기능을 악용한 사기가 중고거래 시장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다. 포인트 금액 대비 70~80% 할인된 가격으로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판매한다며 게시글을 올린 후 선입금을 유도한 뒤 잠적하는 수법이 급증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거래하다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 사례가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 고객센터에 다수 접수되고 있다.
네이버페이 포인트는 네이버페이 외부 쇼핑몰이나 스마트스토어 등 관련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다. 은행계좌와 연결해 충전(네이버페이 머니)하거나 상품 구매·이벤트 참여를 통해 적립(네이버페이 포인트)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 포인트는 연락처나 카페 멤버, 블로그 이웃 등에게 100원 이상 단위로 선물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 다만 네이버페이에서도 '머니'와 달리 '포인트'는 현금 인출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적립한 포인트를 현금화하려는 수요가 중고시장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시장이 생겨나자 이를 악용한 사기 범죄도 따라 늘어난 것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통상 지류 상품권을 할인 판매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지류 상품권은 실물 이동이 발생해야 거래가 완료되기 때문에 주로 오프라인 직거래를 통하게 된다.
그러나 네이버페이 포인트는 소비자 전화번호 등 일부 개인정보만 알면 온라인으로 전송할 수 있기 때문에 채팅을 통해서만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 피해자가 대금을 송금한 계정은 보통 대포통장이며, 당근마켓 계정 역시 도용됐거나 가짜인 사례가 많아 추적이 쉽지 않다.
피해자 신뢰를 얻기 위해 '동네인증'이 완료됐거나 거래 이력이 다수 있는 계정을 사용하는 수법도 동원됐다. 인접한 위치에 있는 이용자끼리의 거래는 비교적 안심하는 당근마켓 이용자의 심리를 악용한다. 그러나 동네인증은 타지에 있는 공범을 통해 조작할 수 있으며, 사기 계정의 거래 이력 또한 실제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내역을 부풀릴 수 있다.
실제로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에서는 '알바비'를 주겠다면서 당근마켓 계정이 있는 이용자를 수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당근마켓 거래 내역이 풍부한 제3의 계정을 확보해 네이버페이 포인트 판매 사기성 글을 올리도록 지시하는 방식이 활용된다. 약 5만원의 아르바이트 수고비를 벌기 위해 계정을 빌려줬다가 사기 공범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방식을 통하면 실제 사기 주범은 추적이 더욱 어려워진다.
당근마켓 측은 “온라인 상품권 사기 사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기성 게시글을 분석해서 자동 제재하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라면서 “사기 사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빠른 사건 해결을 위해 수사 기관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포인트 금액 70~80% 할인…채팅 비대면으로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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