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가 전기차 배터리 양극 소재를 저비용으로 완전 단결정 형태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공정 대비 비용을 30%가량 절감할 수 있다.
UNIST(총장 이용훈)는 조재필 에너지화학공학과 특훈교수팀이 쥐 리(Ju Li) 미국 MIT 교수팀과 공동 연구로 완전한 형태의 양극 소재용 단결정 입자를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팀은 공융조성을 이용해 리튬수산염(LiOH)과 리튬질산염(LiNO3)을 녹이고 녹은 리튬염과 전이금속 전구체를 공·자전 혼합기로 혼합해 액화 리튬염-전이금속 나노입자 복합체를 합성했다. 이 복합체를 800도 이하에서 열처리해 완전한 형태의 양극재 단결정 입자를 만들었다.
이 기술은 니켈리치 양극재뿐만 아니라 리튬·망간리치 양극재에도 적용 가능하다. 리튬·망간리치 양극재는 망간 고함량(60% 이상)에 리튬 함량도 전이금속보다 높아 고용량을 발휘하는 소재다.
니켈리치, 리튬·망간리치는 고용량 발현이 가능한 배터리 양극 소재다. 하지만 충·방전을 반복하면 입자 내부에 미세 균열이 생기고 배터리 전해액과 부반응으로 수명이 감소한다. 상용 양극소재 대부분이 수백나노미터 수준의 입자들이 뭉쳐진 '다결정 형태'이기 때문이다.
다결정 소재는 쉽게 부서지고 배터리 내 불필요한 반응도 일으킨다. 충·방전 주기에 영향을 미쳐 수명이 감소한다. '단결정 형태'로 양극재를 제조하면 이런 문제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지만 다결정 양극재에 대비 30% 이상 가공비가 높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전기차 배터리 한 대에서 양극재의 가격 비중이 15% 정도고 이 가운데 가공비는 2.25%를 차지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로 만든 단결정 양극재는 200회 충·방전 후에도 기존 용량의 92%에 준하는 성능을 나타냈다. 같은 조성의 다결정 양극재 대비 약 12% 향상된 수명 유지율을 보였다. 배터리 내 가스 발생, 저항 증가율도 30% 이상 개선돼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안전성 개선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조재필 특훈교수는 “현재 상용화 진행 중인 니켈리치계 단결정 양극재는 여러 번의 가열로 인해 생산비용이 높다”며 “이번 합성법을 적용해 양극재 대량 합성공정을 개발하면 기존 대비 30% 이상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네이처에너지' 3월 30일자(현지시각)에 실렸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