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의 연합체 '오픈페이'가 점차 흥행에서 멀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3월 합류 예정이던 비씨카드까지 일정 지연이 발생했다.
비씨카드의 카드사간 앱카드 상호연동 서비스 오픈페이 합류가 불발됐다. 오픈페이 인프라 점검 등으로 일정이 지연됐다는게 비씨카드 설명이다. 비씨카드는 이르면 2분기 중 오픈페이 합류를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오픈페이 인프라 점검과 연동 테스트로 인해 당초 계획보다 합류가 늦어졌다”면서 “보다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2분기 중 합류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픈페이는 지난해 12월 15일 KB국민·하나카드가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22일 신한카드가 합류하면서 공식 론칭됐다. 롯데카드가 지난달 23일 합류하면서 현재 총 4개사가 오픈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씨카드가 지난달 합류 예정이었고, 하반기 중 NH농협카드가 합류하면서 시너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비씨카드 합류 일정이 일부 지연되면서 당초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문제는 최근 삼성전자, 애플 등 IT기업들의 '페이' 서비스가 흥행을 보이면서 주도권이 넘어갔다는 점이다. 삼성페이는 최근 네이버페이와 상호연동 서비스를, 애플은 현대카드를 통해 애플페이를 국내 첫 서비스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업계 일각에선 오픈페이 관심도까지 멀어지고 있다. 흥행이 불확실한 오픈페이보다 소비자 관심을 집중할 수 있는 애플페이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애플페이를 위한 전담팀까지 꾸리면서 도입을 타진하고 있다.
결제 방식 한계도 오픈페이 확대를 가로막는 장애요인으로 꼽힌다. 초기 오픈페이에 합류한 KB국민·하나·신한카드사와 달리 후발 주자들은 오픈페이에서 바코드와 QR을 이용한 결제만 가능한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KB국민·하나·신한카드가 이용 중인 15억원 안팎의 삼성페이 라이선스 계약을 요구하면서 이들을 제외한 모든 카드사가 계약을 종료했기 때문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오픈페이의 관심이 앱카드의 제한적인 결제 방식, 추가 카드사의 더딘 합류 등으로 약해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와 반대로 삼성페이나 애플페이는 나름의 결제 편의성으로 최근 지급결제 시장을 주도하는 만큼 카드사들의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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