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분야의 기초 교과목은 1970년대부터 수학, 물리, 화학, 생물을 기본으로 이론(교재)과 실습(문제풀이) 중심으로 이어져왔다. 이는 현재 과학기술 수준이나 체험 중심의 과학기술 교육 추세와 맞지 않는다. 대학 신입생은 다양한 경로(과학고, 영재고, 특목고, 일반고 등)로 들어오고, 이로 인한 기초 교과목 지식에도 개인차가 크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기초 교과목 교육은 개인차를 심화하고 중복 내용 등으로 학습 동기 저하, 집중도 하락으로 나타난다.
UNIST는 '과학기술 교육혁신 2.0' 플랜의 일환으로 기초 교과목을 재편했다. 요약하면 필수과목은 줄이고, 선택과목을 늘려 학생 학습선택권을 높였다.
기존 기초 교과목은 14개 필수과목(미적분1·2, 물리1·2, 물리실험1·2, 화학1·2, 화학실험1·2, 인공지능프로그래밍1·2, 생물, 기업가정신과빅데이터)과 3개 선택과목(미분방정식, 응용선형대수, 통계학)으로 구성됐다.
이를 필수과목 7개(미적분1, 물리1, 물리실험1, 화학1, 화학실험1, 생물, 인공지능프로그래밍1), 선택 10개로 바꾸고, 여기에 데이터사이언스개론, 이산수학, 확률과 랜덤 프로세스, 학과별 전공 이해 4개 과목을 선택과목에 추가했다.
세부적으로 미적분 중심 수학 기초과목을 이산수학, 확률과 랜덤프로세스 등 인공지능(AI) 학습이 가능한 과목으로 대체했다. 또 '학과별 전공의 이해'를 선택과목에 추가해 전공과목 수준의 상세 정보를 제공한다. 1학년 때부터 전공 선택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점검 시간을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고교 때 유사 과목을 이수했다면 다른 과목을 선택하거나 시험 통과로 대체할 수 있다.
손경아 UNIST 교육성과관리센터장은 “기초 교과목 재편의 목적은 학생 학습선택권 강화다. 신입생 때 개별 학업 로드맵에 맞춰 학습 과목을 선택하고 설계할 수 있다”며 “고교학점제와 연계해 기초과목 학습부담을 줄였고, 스스로 다양한 전공 교과목을 골라 미리 학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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