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간편결제 사업자 9개사 결제수수료율을 처음 공개했다. 많게는 카드사 대비 6배나 수수료를 받는 곳도 있다.
특히 일반 서민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배민은 수수료율이 3%에 달했고 쿠팡페이, SSG닷컴도 2%가 넘는 수수료율을 받고 있었다.
카드결제 평균 수수료율은 1.09~2.39%다. 단순 비교해도 2배가 훌쩍 넘는 수수료를 가맹점에서 받고 있다.
공시 대상 간편결제 사업자 수수료를 조금 더 면밀히 보면 재미있는 대목이 있다. 금융영역의 핀테크기업이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았고 유통이나 비금융계열 사업자가 조금 더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시장은 정부로부터 강력한 규제를 받다 보니, 카드 수수료율은 수십차례 인하된 바 있다. 특히 총선이나 대선 시즌에 서민 표를 얻기 위해 항상 카드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내든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은 그야말로 사각지대다. 소위 빅테크 다수가 포진해있는 간편결제 시장은 정확한 수수료 가이드라인이 없다.
그간 온라인 간편결제 수수료는 관련 정보 및 협상력 비대칭성으로 인해 소상공인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금융감독원이 업계와 공동으로 수수료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시하고 시장 자율경쟁이 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 취지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단순 공시에 그치면 안된다.
정부는 금융사와 동일하게 간편결제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법적 명문화도 필요하다.
금융당국은 결제수단별, 업체별 비교를 통해 자율적인 경쟁이 촉진됨에 따라 시장의 가격결정 기능에 기반한 합리적인 수수료가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다. 최소한의 법적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혼란을 최소화하고 카르텔을 막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수수료 부담은 소상공인과 서민들이 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