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TV 두 대에 초록 선으로 된 입체도가 데칼코마니처럼 나타났다. 왼쪽은 차량, 건물, 보행자 등 자동차 라이다가 인식한 주변 공간정보다. 이 정보를 에티포스 5세대 차량사물간통신(5G-V2X) 기기로 송·수신해 오른쪽 화면에 구현했다. 기존 롱텀에벌루션(LTE)은 방대한 데이터를 담을 수 없어 텍스트 메시지만 전송할 수 있었다. 에티포스 5G-V2X 플랫폼으로 신호등, 관제센터 등과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면서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에티포스는 지난달 31일 경기 성남시 경기스타트업캠퍼스에서 5G-V2X 플랫폼 '시리우스' 시연회를 개최하고 실시간 통신 기술을 선보였다. 회사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도 세계 최초 개발한 5G-V2X 사이드링크 모뎀을 전시한 바 있다.
에티포스는 세계이동통신 표준화협력기구(3GPP) 최신 5G 통신 표준인 '릴리즈 16'을 적용해 V2X 플랫폼을 개발했다. 데이터 압축·복원 기술이 더해져 대용량 영상, 라이다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 차가 고속으로 달리는 상황에서는 오차 최소화가 중요한 만큼 저지연 전송을 구현하는데 집중했다.
에티포스는 소프트웨어(SW) 기반으로 모뎀을 개발했다. 미국 퀄컴과 이스라엘 오토독스 등 해외 기업이 모뎀 칩으로 5G-V2X를 구현하는 것과 대비된다. 에티포스는 SW 방식 장점으로 통신 표준간 적용 유연성을 들었다.
완전 자율주행을 실현하기 위해선 차량과 도심정밀지도를 연계한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가 구축돼야 하는데 V2X 통신은 아직 표준이 정립되지 않았다. 유럽과 일본, 호주 등은 근거리전용무선통신(DSRC) 방식을 채택했고 미국과 중국은 셀룰러 기반 C-V2X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은 두 표준을 두고 수년째 규격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시리우스 플랫폼은 5G-V2X 방식이지만 SW를 교체하면 DSRC 방식도 적용할 수 있다. 향후 도입될 통신 표준 릴리즈17·18도 SW 업데이트로 지속해서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 통신 표준이 바뀔 때마다 장비를 새로 교체해야 하는 해외 경쟁사에 비해 경제성도 우수하다.
에티포스는 이달 전북 새만금에서 자율주행 실증 사업으로 5G-V2X 장비 실환경 성능을 평가한다. 중장기로 직접 칩을 생산해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 모뎀 칩은 텔레칩스와 협력해 제작했다.
임용제 에티포스 대표는 "V2X 핵심 기술 국산화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면서 "한국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나오도록 칩 제작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