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과학기술 교육혁신 2.0] 이용훈 총장 “실전형 체험교육으로 글로벌 과학기술 인재 양성”

선택하고 체험하는 학생 중심의 과학기술 교육혁신을 이끌고 있는 이용훈 UNIST 총장.
선택하고 체험하는 학생 중심의 과학기술 교육혁신을 이끌고 있는 이용훈 UNIST 총장.

“여러 지역 기업이 인재 채용이 어렵다며 UNIST에 산학협력을 요청합니다. 답은 분명합니다. 청년이 들어가서 일하고 싶은 환경을 제공해야죠.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성세대가 아닌, 학생 눈높이에 맞춰 바꿔 나가야 합니다.”

이용훈 UNIST 총장은 학생 스스로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는 내용과 과정,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과학기술 교육혁신 2.0'이라 말했다.

올해로 UNIST '과학기술 교육혁신 2.0' 시행 3년차를 맞아 이용훈 총장이 추구하는 과학기술 혁신과 교육, 그리고 그간의 성과를 들어봤다.

-과학기술 교육혁신을 기치로 내건 배경은.

▲기후변화 위기와 코로나19처럼 현재 세계는 과거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재난을 겪고 있다. 식량, 에너지 위기 가중에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기술 발전 속도도 더 빨라지고 있다. 경험하지 못한 대전환의 시대다.

과학기술 혁신은 이러한 대전환에 대비할 수 있는 중요한 방안이다. 과학기술 혁신은 과학기술 인재가 있어야 가능하다. 과학기술 혁신과 과학기술 교육혁신은 다르지 않다. UNIST는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으로 과학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전 지구적 과제 해결에 기여하는 글로벌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과학기술 교육혁신은 무엇을 어떻게 혁신하는 것인가.

▲과학기술 교육의 목표에서 내용, 방법, 환경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다 바꿔 직접 체험하며 배우는 실전형 교육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목표는 과학기술 혁신을 선도할 인재 양성에 구체적으로 접근하고 내용은 산업과 사회 현장에서 직면하게 될 실전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직접 경험하며 배운 내용을 체화할 수 있는 환경 제공도 필수다. 과학기술 혁신 전문인재는 미래 사회와 국가에 기여할 우리 시대의 희망이다. 이론과 지식 습득 위주의 강의나 어디에 적용할지 모른 채 푸는 시험 문제는 아까운 시간만 뺏는다.

-UNIST '과학기술 교육혁신 2.0'의 목표는.

▲과학기술 혁신을 주도할 고급 전문인재 양성이다. 결국 사람이 연구하고 기술개발하며 사람이 과학기술 혁신을 구현해 산업과 사회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 교육혁신으로 양성한 인재는 다시 혁신적 과학기술을 개발하고, 연구개발 성과는 신산업 창출로 이어져 산업과 사회를 혁신하고 미래 사회와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 과학기술 교육혁신(실전형 체험교육)이 첨단 연구개발(글로벌 연구경쟁력 극대화)과 가치 공유(학계와 산업계 기여)로 이어져 다시 과학기술 교육혁신을 이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

이용훈 UNIST 총장
이용훈 UNIST 총장

-구체적 혁신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2021년부터 학사과정에 파격적인 교육혁신 모델을 개발 적용하고 있다. 대표 모델이 POL교과목, AI연계 교과목, 실전문제연구팀이다. 학생이 자기 성장에 필요한 것을 스스로 선택하고 보다 재미있게 체험 위주로 학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왜 학사과정에서 시작했나.

▲과학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가장 빠르게 학사과정부터 혁신 모델을 적용해야 한다고 봤다. 대학원과정에도 필요하지만 시기상 좀 늦다. 과학기술 발전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는 대전환 시대에 혁신 교육 시기가 빠를수록 사회와 산업계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과학기술 교육혁신은 미래 우리 사회를 이끌, 현재 학사과정인 MZ세대를 위한 것이다. 넓게는 더 어린 알파세대도 고려했다. 사실, 과학기술 혁신 속도를 고려하면 초중고 시절부터 혁신 교육이 필요하다.

MZ세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교육환경에서 성장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다. 개성과 이색적인 경험, 다양한 재미를 추구한다. 학습과 놀이의 경계가 사라진 디지털 에듀테인먼트 환경에 익숙한 세대다. 이러한 MZ세대가 실전형 체험교육으로 과학기술 혁신 주역으로 성장하도록 만든 것이 UNIST 과학기술 혁신교육 2.0이다.

-학생들의 학습선택권 확대와 직접 체험을 강조했다.

▲교육현장이 과학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과학기술 전문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대학교육은 여전히 강의실 중심 학습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고교 때 과학기술 기초과목을 배운 학생은 대학 필수 기초교과목 이수에 흥미를 상실한다. 기초과목을 대폭 선택으로 전환한 이유다. 또 학년별로 전공과목을 이수하는 수평적 교육체계로는 다각도의 응용력이나 현장 경험을 채우기 어렵다. 실전 문제를 해결하며 필요한 전공지식을 배우는 POL교과목, AI연계 과목으로 이를 해소할 수 있다. 학습선택권 확대와 실전 학습은 학생 스스로 역량을 높이고 과학기술 현주소를 체감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인재 롤 모델로 데미스 하사비스를 꼽았다.

▲딥마인드 CEO이자 알파고 핵심 개발자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컴퓨터공학자이자 뇌과학자, AI 개발자이자 벤처창업가다.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융합적 사고로 문제를 해결한다. 세상을 바꿀 혁신 기술에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스스로 지식 습득에 흥미를 갖고, 자율적으로 학습에 몰입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의적으로 표출하는 UNIST가 바라는 인재다.

-과학기술 교육혁신 3년차인데 변화와 중장기 계획은.

▲POL교과목과 AI연계 과목의 개설 운영을 확대하겠다. 기초교과목 재편으로 시간 활용폭이 넓어진 저학년 학생 참여가 늘고 있고, 학생은 물론 교수 반응도 긍정적이다. POL교과목 이수 경험을 실전문제연구팀 활동으로 이어가는 사례도 많아 실전문제연구팀 선정과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자기주도학습과 실전형 체험교육 제공 환경을 강화하겠다. 중장기로는 검증된 교육혁신 모델을 전국으로, 세계로 확산해 '인류의 삶에 공헌하는 세계적 과학기술선도대학'이라는 UNIST 비전 달성의 기반으로 삼겠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