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간편결제 천국이다. 유통부터 금융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간편결제 플랫폼이 있다. 소비자는 모바일 버튼 하나만으로 모든 결제를 할 수 있다. 이른바 오픈파이낸스 시대 개막이다.
빅테크 기업 카카오페이가 일본에 토종 간편결제 플랫폼을 구축한다. 현지 결제 시장 1위 사업자와 손잡고 가맹점 확대에 나선다. 코로나19가 사실상 종식되는 시점에서 의미 있는 행보로 보인다.
한국 간편결제 플랫폼은 해외에서도 극찬받을 정도로 편리하고 우수하다. 종전 신용카드 결제 인프라처럼 이른바 1원짜리 소비도 가능하고, 전국 어디에서든 짧은 시간에 쓸 수 있다. 그만큼 소비행위에 필요한 다양한 프로세스를 잘 갖추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간편결제 플랫폼이 난무하면서 '내수용' '레드오션 시장'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수없이 많은 간편결제 플랫폼이 한국에 등장했지만 정작 이 모든 것이 국내용에 머물러 있다. 국가별로 지불결제 생태계가 다르고, 규제 차이도 있다. 그럼에도 급성장한 토종 간편결제 플랫폼을 한 단계 진화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스마트폰이 발달한 언더뱅크 국가와 카드결제 시스템이 낙후된 유럽 등에서 한국 토종 결제 시스템은 매력이 충분한 솔루션이다.
카카오페이처럼 내수용 간편결제를 넘어 해외를 공략하려는 시도가 지속돼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된 지금 앞으로 크로스보더(국경 없는 결제)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미 해외 글로벌 기업들은 지급결제 플랫폼을 내재화하기 위해 이종 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는 물론 인수합병(M&A)시장에까지 뛰어들었다. 그만큼 간편결제 시장의 잠재력은 대단하다.
카카오페이의 해외 시장 진출을 필두로 국내 간편결제 사업자도 이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금융당국 등 정부 부처도 간편결제 시장에서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