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3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을 깜짝 방문했다. 정 회장은 그룹사와 경쟁사 부스를 꼼꼼히 살피고,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 등 타사 경영진과도 환담했다.
4일 오전 정 회장은 모빌리티 산업 전시회 '2023 서울모빌리티쇼'가 열리는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1전시관을 찾았다. 정 회장의 서울모빌리티쇼(옛 서울모터쇼) 방문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비공식 방문인 만큼 면 반지에 니트를 입고 전시장을 찾은 정 회장은 먼저 입구 쪽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스를 찾아 자율주행 플랫폼을 살펴봤다.
정 회장은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 부스 앞에서 곽 회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전시하고 있는 토레스 EVX(전기차) 등을 구경했다.
정 회장은 곽 회장에게 “좋은 차가 많다”며 차량이 잘 나가는지 등을 질문했다. 곽 회장은 “KG모빌리티는 글로벌 메이커가 아니기 때문에 큰 시장에 진출하긴 어렵다”면서 “작은 시장에 진출해서 곳곳에 떨어진 낙숫물을 줍겠다”고 화답했다. 북미나 유럽 등 대형 시장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남미 등 신흥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이어서 BMW와 벤츠 등 수입차 브랜드 부스와 함께 그룹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현대모비스 부스를 잇달아 찾아 전시 상황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초소형 전기차 중소기업인 마스타자동차의 부스에서 회사 관계자와 얘기를 나눴다. 정 회장은 마스타 관계자의 환영에 “당연히 와야죠”라면서 “제가 배울 게 있으면 배워야 한다. 잘되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테슬라 부스를 찾은 정 회장은 휴머노이드 로봇 테슬라봇의 모형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정 회장이 동행한 현대차 관계자에게 모형인지를 묻자 이 관계자는 “아직 다이내믹한 모션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로봇 기업 고스트로보틱스의 부스도 둘러봤다. 부스에는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과 모양이 비슷한 사족 보행 로봇 '비전 60'이 있었다. 정 회장은 비전 60을 유심히 살펴보고 “배터리는 어디 것을 쓰는지” “비전 커버리지는 어떻게 되는지” 등도 물었다.
정 회장은 미국 시장 성적표가 좋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더 열심히 해야죠”라고 답했다.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지침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2030 세계박람회 실사단과의 만남 계획에 대해서는 “송호성 (기아) 사장이 다 만났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