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순 포스텍 석학교수, 최경신 위스콘신대 교수, 선양국 한양대 석좌교수가 '2023 삼성호암상' 과학·공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예술상을 받는 조성진 피아니스트(29)는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호암재단은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임지순 포스텍 석학교수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최경신 위스콘신대 교수 △공학상 선양국 한양대 석좌교수 △의학상 마샤헤이기스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 조성진 피아니스트 △사회봉사상 사단법인 글로벌케어 등 개인 5명, 단체 1곳을 삼성호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오는 6월 1일 개최된다.
올해 수상자는 국내외 전문가 46명이 참여한 심사위원회와 45명의 외국인 석학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의 4개월에 걸친 심사를 통해 선정됐다.
호암재단은 올해 인류가 당면한 위기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혁신 연구가 다수 선정되고 젊은 여성과학자 2명이 수상하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임지순 교수는 고체 물질 형성에 필요한 총에너지를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 실험 없이 고체의 구조와 성질을 밝혀내는 '계산재료 물리학' 분야를 새롭게 개척했다.
임 교수의 계산법은 슈퍼컴퓨터에 접목돼 새로운 물질 설계와 합성 과정에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이를 이용한 에너지 저장과 이산화탄소 제거용 나노 신소재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경신 교수는 빛을 이용해 물을 분해하는 광전기 반응에 필수적인 광전극 물질과 촉매 효율을 높이는 연구로 친환경 수소 생산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최 교수가 개발한 다양한 전극물질들은 나무껍질, 식물줄기와 같은 유기성 폐자원을 친환경 에너지로 바꾸고, 해수와 폐수의 정화 등에 활용돼 에너지, 환경 문제 등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선양국 교수는 리튬이온전지 양극재로 주로 쓰이는 니켈코발트망간 화합물에 농도구배형 구조를 세계 최초로 적용해 전지의 안정성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배터리 분야 선구자다.
선 교수가 개발한 양극재 제조 기술을 국내외 이차전지 관련 기업에 이전해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로봇, 드론 등 첨단 산업 전분야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국계 과학자인 마샤 헤이기스 교수는 암모니아가 암 세포의 영양분으로 재활용돼 세포 증식을 가속화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헤이기스 교수 발견은 암 발생과 증식에 관한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 세포내 암모니아 재활용 억제를 통한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헤이기스 교수 모친은 한국계다.
조성진 피아니스트는 2015년 한국인 최초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이후 세계 정상급 연주단체와 협연하며 K-클래식 위상을 높였다. 글로벌케어는 199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국제보건의료 비정부단체(NGO)다.
1991년 시작된 삼성호암상은 올해(제33회)를 포함하면 총 170명에게 325억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2021년부터는 과학 분야 지원을 강화하자는 이재용 회장의 제안에 따라 과학상을 2개 부문으로 확대했다. 이 회장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초과학 분야 지원을 늘려, 산업 생태계의 기초를 단단히 하자는 취지로 시상 확대를 제안했다. 앞서 국내외 한국계 연구자를 발굴하기 위해 삼성호암상을 제정한 고 이건희 회장에 이어 국가 기초과학육성으로 한단계 발전시켰다는 평이다.
호암재단은 오는 8월 초 삼성호암상 수상자 등 최고 석학들을 초청, 전국의 청소년들을 위한 강연회 '펀 앤 런(Fun & Learn), 썸머 쿨톡 페스티벌'을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
정용철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