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는 송과체(pineal gland)가 영혼이 위치하는 장소라고 표현했고, 인체에서 중요 기능을 하는 점에 대해서는 현대과학에 의해 많은 부분이 증명돼 왔다. 솔방울(pinecone)을 닮았다고 해서 유래된 송과체는 우리가 알고 있는 행복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의 생성에 관여한다. 세로토닌은 행복감을 느끼는 기분, 식욕, 수면 조절, 기억과 학습을 포함한 인지기능 등에 다양한 역할을 한다.
대학에서 미래 불확실성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젊은 청년을 많이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문제 해결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또는 “어떻게 하면 행복한 감정이 드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세로토닌을 생성해서 오랫동안 행복감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필자는 무엇보다 “메타인지”(meta-cognition)라고 대답하고 싶다.
메타인지의 원뜻은 생각의 생각, 사고 위의 사고를 말한다. 존 플래벌에 의해 처음 사용된 개념으로, '자기 사고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자기가 사고한 결과로 생겨나는 행동과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그 결과를 평가해서 전체적으로 계획하는 과정'을 말한다. 메타인지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다.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으로, 학습하는 동안 자신의 성취도를 점검하는 것(monitoring)이 메타인지의 첫 번째 단계이고, 목표 달성에 필요한 과정을 조정(control)하는 인지가 두 번째 단계이다. 모든 배움은 메타인지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메타인지는 우리 사회에서 절실히 요구되고, 실천되어야 하는 행동철학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학부 학생이나 대학원생 대상 지도와 교육에서 항상 강조하는 것이 '메타인지'다. 학기 초 수업에서 학부 학생들에게 질문한다. “여러분은 대학에서 무엇을 가르쳐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왔는가.” 이와 더불어 “무엇을 배우기 위해 왔는가?”
학생들은 다소 생뚱맞은 질문에 주위를 살펴보는 것으로 첫 시간의 수업을 맞이한다.
그리고 몇 분 후 많은 학생은 “성적에 맞추어서 왔어요”라고 대답하기도 하고, 일부 학생들은 “학과 관심과 전공 방향을 설정하고 왔어요”하고 말하기도 한다. 전자의 대답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교육 현실을 말하고 있고 후자의 대답은 나름대로 목적과 방향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물론, 두 그룹에 속한 학생들이 자기의 목표와 미래를 찾는 데는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이런 화두를 가지고 몇 년이란 시간을 통해 내면의 성찰의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서로 다른 환경과 다양한 상황에 있는 학생들에게 “대학은 과연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다. 필자에게 이러한 질문을 한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메타인지를 배우고, 실천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연습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물론 전공지식은 기본적으로 배우는 것을 전제하고, 이와 더불어 메타인지를 습득하는 것을 말한다.
메타인지를 발휘해서 성공을 경험한 사람은 좀 더 세련되고 진화된 메타인지를 발휘하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내일을 기다리면서 잠을 설치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의 의사 소통에서 '무엇'(What)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어떻게'(How)를 표현하는 것이 그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8~9배의 메시지 전달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많은 오해는 그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는 방식의 문제가 대부분임을 인지하고, 보다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에서 참교육은 미래를 이끌어 가야 할 MZ세대에게 무엇보다 지식을 바탕으로 한 메타인지의 습득과 실천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메타인지를 발휘한 후 데카르트가 오래전에 표현한 것처럼 행복 신경전달물질이라고 하는 세로토닌을 생성하는 기회를 마주하길 바라고, 메타인지를 생활 속에서 실천한 후, 우리의 삶이 자주 행복에 도달하는 경험을 맛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우리의 옛 선인들은 오늘날의 메타인지를 지혜라고 말했다.”
권순복 부산대 언어정보학과 교수 sbkwon@pusa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