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처음으로 민간이 주도하는 정부 스마트홈 발전전략이 나온다. 삼성전자, LG전자, KT 등 국내 주요 기업이 연합해 글로벌 스마트홈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정책 제안과 함께 실증사업까지 추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르면 이달 말 발표를 목표로 '지능형 스마트홈 발전전략'을 수립 중이다. 2018년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사물인터넷(IoT) 가전산업 발전전략'에 이어 5년 만에 정부가 제시하는 스마트홈 전략이다.
이번 전략은 3~5년 중기과제로, 민간이 주도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하반기 한국AI스마트홈산업협회를 사무국으로 한 민간 협의체 '지능형 스마트홈 얼라이언스'를 구성했다. 협의체는 △정책제도 △서비스 △표준인증 △보안 4개 분과를 구성, 해당 분과 소속 기업이 각종 제도나 실증 사업 등을 제안·수행한다.
현재 지능형 스마트홈 얼라이언스에 참여한 기업만 4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LG전자, 코웨이 등 가전사와 SK텔레콤, KT, 코맥스 등 통신·네트워크 업체 등 국내 대표 기업이 모두 참여한다.
협의체는 발전전략 발표와 함께 공식 발족 예정이지만 정책제도 분과는 한발 앞서 활동을 시작했다. 발전전략에 담길 각종 제도 개선, 육성 정책 등을 제안하기 위해서다.
지능형 스마트홈 발전전략에 산업계 기대도 크다. 기존 전략과 비교해 차별화된 데다 산업 트렌드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 스마트홈 전략은 가전 간 연결성에만 초점을 맞춰 네트워크 기술 개발과 실증을 진행해 왔다. 당시 가전사들이 독자 플랫폼 확산에 총력을 기울이던 상황에서 정부의 연결·실증 사업은 실효성이 떨어졌다.
정부는 이번 전략으로 연결을 넘어 비즈니스와 산업 생태계, 사용자 경험을 아우르는 큰 그림을 담는다는 목표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스마트홈 강국이 되기 위한 제도 개선부터 인공지능(AI) 등을 접목한 사업 모델까지 발굴한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시장 최대 화두인 '매터(Matter)' 등 스마트홈 표준과 갈수록 늘고 있는 보안 위협 대응 전략까지 제시할 예정이다. 이 같은 핵심 어젠다를 처음으로 민간이 주도해 정책 제안과 실증까지 진행한다는 점에서 의미도 크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은 지난 2020년 608억달러(약 79조원)에서 2025년 1785억달러(약 226조원)로 3배가량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 아마존, 애플, 샤오미 등 글로벌 플랫폼 업체들은 시장 확대에 따라 고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우리 기업도 글로벌 가전시장 초격차를 위해 스마트홈 서비스를 내세웠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선두인 가전과 세계 최고 수준 네트워크 인프라 등 스마트홈 시장을 주도할 무기를 보유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스마트홈 산업을 미래 새 먹거리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전략은 가전에 국한했던 기존 발전방안에서 한 걸음 나아가 표준, 보안, 서비스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게 차별점”이라며 “특히 이번 전략 핵심인 얼라이언스를 통해 다양한 정책과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실제 적용까지 한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능형 스마트홈 발전전략 개요>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