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첨단소재가 미국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중국산 폴리이미드(PI)를 대체하려는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송금수 PI첨단소재 대표는 “여러 완성차 기업이 미국 투자를 확대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절연 테이프용 PI필름과 코팅 도료(바니쉬)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중국산 제품을 대체하기 위해 미국에 첫 해외 공장 설립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경북 구미와 충북 진천에 공장을 두고 있다.
PI필름은 영하 270도에서 영상 500도까지 견딜 수 있다. 상용화된 플라스틱 필름 중 내열성, 안전성, 절연 특성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PI첨단소재는 산업용 PI필름 세계 1위 회사다. 그러나 전기차 배터리 절연 테이프용 PI필름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에 뒤처진 상황이다.
송 대표는 미국 IRA 법이 본격 시행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산 소재를 쓰면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어 대체재를 찾아 나설 것이고, 품질이 우수한 국내 PI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다.
송 대표는 “앞으로 미국 정부는 전기차에 사용되는 개별 소재의 국적까지 철저하게 들여다볼 것”이라면서 “완성차 업계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배터리 소재 공급망관리(SCM)를 재개편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PI첨단소재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으려는 배터리 업체 문의도 급증했다고 부연했다. 중간 유통사를 거치지 않고 직거래를 통해 원활한 PI 소재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PI첨단소재는 제품 다변화도 시도할 계획이다. 현재 매출 70%는 스마트폰용 소재에서 나오는데 전기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자율주행, 로봇 등 첨단 산업용 핵심 소재로 사업 영역을 넓힐 방침이다. 장기적으로 모바일 외 소재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회사는 최근 전기차 모터용 도료를 현대기아차에 독점 공급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3년후 매출을 2배로 확대하겠다는 공격적인 매출 목표도 내놨다. 올해 1분기까지는 전방 산업 위축으로 단기 적자를 기록했지만 새로운 먹거리로 이른 시일 내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황 회복에 대비해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차별화한 제품으로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송 대표는 “재작년 회사 매출이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했다”면서 “신사업 성장으로 2026년까지 현재 두배 수준인 매출 6000억원을 돌파하고, PI 바니시, 파우더 성형품 등 다양한 사업을 골고루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