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부산시는 평소보다 들뜬 분위기였다. 부산역 인근 건물마다 내걸린 환영 현수막과 함께 세계박람회기구(BIE) 실사에 들어간 실무진과 몰려든 취재진 등 엑스포 유치 열기로 부산은 후끈 달아올랐다.
◇박람회 유치 예정된 '북항'…韓 최첨단 기술 집약
부산역에서 버스로 약 10분을 이동해서 '2030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 북항으로 이동했다. 북항은 1876년 최초로 개항된 우리나라 근대 무역항이었다. 북항은 한때 물동량 세계 5위를 달성할 정도로 분주하던 국제무역도시 부산을 상징한 항이었다. 그러나 차츰 신항에 물동 기능을 넘겨주고 현재는 재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 부산시는 북항을 재개발하는 과정에서 2030세계박람회 전시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부산시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단은 북항의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 2030세계엑스포 전시관을 꾸렸다. 이곳에는 2030세계박람회가 열리면 상공을 날아다닐 도심형항공모빌리티(UAM) 시뮬레이터, 북항의 역사를 조망할 수 있는 특별 '디오라마'(diorama·특정 장면을 재현한 축소모형)가 전시돼 있다.
이곳에 전시된 UAM은 2030세계박람회를 부산에서 개최하면 실제 박람회 전시관과 주요 거점을 잇는 교통수단으로의 활용이 전망된다. 전기로 구동해서 친환경적이고, 상공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자동차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다. 전시관에 SK텔레콤이 구축한 UAM 시뮬레이터는 드론으로 촬영한 북항의 영상 위에 가상현실(VR)을 입혀 2030세계박람회 전시관을 현실감 있게 구현했다. 5일 방문한 BIE 실사단도 UAM 시뮬레이터에 호응을 보였다고 한다.
전시관에는 2030부산세계박람회장의 모습을 3차원(3D) 프린터로 구현한 가로 3.3m, 세로 2.4m 규모의 디오라마도 구현됐다. 디오라마와 영상이 상호작용하면서 2030부산세계박람회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한다. LG전자가 제공한 55인치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터치스크린이 북항의 과거와 현재, 박람회장 모습, 북항의 미래를 조망하는 8분짜리 영상을 입체감 있게 전달한다. 북항을 조망할 수 있는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하늘정원 옥외 데크에는 55인치 키오스크가 설치돼 360도 VR 화면으로 2030부산세계박람회장 모습을 볼 수 있다.
◇준비된 부산…친환경 박람회 강조
부산시와 유치지원단은 이곳에서 지난 5일 BIE 실사단에 '부산은 준비됐다'(Busan is ready)는 메시지를 핵심으로 전달했다. 2030세계박람회를 부산에서 성공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첨단기술력과 함께 구체적인 계획과 비전 등을 제시했다. 2030세계박람회 개최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이탈리아와 비교해 더 세밀한 청사진을 내밀면서 비교 우위를 확실히 하는 데 초점을 뒀다. 또 전시관 구성 과정에서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탄소발자국을 최소화하면서 개최, 친환경 박람회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황현기 부산시 2030엑스포추진본부 교섭지원팀장은 “BIE 실사단에 발표한 것 가운데 가장 큰 주제는 부산은 이미 준비가 됐다는 것”이라면서 “부산은 1996년부터 북항 재개발을 추진했고, 도시재생사업 가운데 세계박람회를 개최해서 최소한의 탄소발자국으로 미래에 대한 새 모델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부산=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