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지분매입 과정에서 시세조종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이날 경기도 분당구 소재 카카오 및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무실 등에 수사인력 40여명을 보내 SM엔터인수 관련 내부 문서와 전산자료를 확보 중이다.
하이브가 SM엔터 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카카오가 인위적인 주가 관여 행위로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2월 하이브가 제기한 카카오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었다. 이를 토대로 '패스트트랙'(신속수사전환) 절차를 활용해 검찰과 공조 수사에 나섰다.
하이브는 지난 2월 SM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하려 했지만 주가가 이를 훨씬 웃돌면서 실패했다.
이에 하이브는 SM 주식 공개매수 기간인 지난 2월 16일 IBK투자증권 판교점에서 SM 발행 주식 총수 2.9%에 달하는 비정상적 매입 행위가 발생했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냈다.
금감원은 “누구라도 공개매수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주가를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유지하려는 행위를 했다면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행위로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제176조)은 상장증권 매매를 유인하기 위해 매매가 성황을 이루는 것처럼 착각을 주거나 시세를 변동시키는 매매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시세를 고정시키거나 안정시키기 위한 일련의 매매 행위도 금지 대상이다.
한편 하이브는 3월 12일 “SM엔터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며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와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고,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와 지난달 7일부터 26일까지 주식 833만3641주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공개매수를 통해 SM엔터 주식을 20.76%, 19.11%를 확보하게 되면서 SM엔터의 최대 주주로 올랐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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