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혁신벤처생태계가 새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벤처 정책금융을 크게 확대하고 이를 마중물로 벤처기업이 글로벌로 나아가야 합니다. 글로벌 기술전문 인력과 글로벌 투자유치 지원은 물론 모태펀드를 1조원 규모로 확대해 벤처투자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은 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책금융 확대를 강조했다. 성 회장은 국내 벤처기업 다수가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야로 금융을 꼽았다. 실제 벤처기업협회 조사 결과 벤처기업 70% 이상은 올해 자금사정이 지난해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성 회장은 “금리상승과 벤처투자시장 위축,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벤처기업 자금 애로가 예상된다”면서 “민간 투자시장이 위축된 만큼 모태펀드를 1조원 규모로 확대해 벤처투자시장에 긍정적 시그널을 주고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일시적 자금경색을 겪는 벤처기업에는 저리 정책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기술보증기금 투자연계보증 등 정책금융을 통한 유동성 공급 확대 역시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성 회장은 지난달 말 윤건수 벤처캐피탈협회장과 만나 비상장 주식거래소를 운영하고 벤처기업 인수합병(M&A)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등 회수시장 확대를 위한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벤처기업 다수가 자금조달 어려움을 호소하는 최근 상황을 반영한 조치다.
벤처기업 글로벌화 역시 성 회장 임기 동안 핵심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벤처생태계가 양적성장에 비해 짧은 역사로 인해 생태계 전반의 완성도가 미흡하고, 내수 중심 사업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 벤처생태계에 대한 성 회장의 진단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글로벌 기술전문 인력 유치를 위한 지원책 강화 △글로벌 투자유치 지원 △민간 글로벌 협력 △벤처 해외 공공시장 진출 지원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성 회장은 “혁신 기반 벤처기업은 현지 투자자와 비즈니스 파트너 발굴, 다양한 현지시장 진출 전략이 필요하지만 이를 추진하고 지원해 줄 현지 인맥과 네트워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벤처기업의 해외 진출 최대 애로사항인 정보 및 네트워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벤처 수출기업의 전초기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 회장은 1년 이상 국회 법제사회위원에서 계류되고 있는 복수의결권을 비롯해 근로시간 제도 개편 등 현장에서 겪고 있는 벤처기업이 겪고 있는 규제 개선에도 앞장서겠다고 언급했다.
성 회장은 지난 2월 제11대 벤처기업협회장에 취임했다. 지난 2004년 위성통신장비를 제조하는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를 창업했고, 현재 매출의 90%를 수출로 거두는 글로벌 혁신 벤처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