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렌털 업계가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는다. 엔데믹에 따른 사무실 복귀가 확산되고 기업 비용 절감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B2B 영역이 새 수요처로 떠올랐다.
가전 렌털 1위 코웨이는 지난 2월 기업 고객을 위한 온라인 사이트 '코웨이 비즈니스 솔루션'을 개설했다. 기존 오프라인 채널 중심 B2B 영업·판매에서 벗어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인 온라인 플랫폼으로 판로를 확대하는 게 목적이다.
개설 후 약 2개월 지난 현재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고객 문의가 오픈 초기 대비 200% 증가했다. 최근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에 공급한 공기청정기 540여대 역시 코웨이 비즈니스 솔루션을 통해 납품한 사례다.
웰스는 지난해 정부의 공기청정기 도입 사업 등 공공기관 입찰에 역량을 집중, B2B·B2G 사업 부문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253%나 증가했다. B2G 영역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B2B 전담팀까지 꾸리고 영업력을 강화했다. 이 조직을 중심으로 제휴 파트너사를 확충하고, 올해 전속 모델로 기용한 가수 이찬원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세라젬은 대기업의 휴게공간 중심으로 핵심 의료가전을 집중 영업, 올해 1분기에만 지난해 B2B 매출의 70%를 달성했다. 기세를 모아 올해는 B2B 전용몰을 구축하고 기업 휴게공간 외에 공항 라운지나 스포츠 시설 등에로의 공급을 확대한다.
LG헬로비전은 소상공인을 겨냥해 맞춤형 영업 전략을 세분화하고 있다. 음식물처리기(식당·급식업체), PC(PC방), 생활가전(숙박업소) 등 소형가전 중심으로 지역사업자 대상 영업을 강화하는 등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지난달에는 이 같은 전략을 기반으로 B2B 전용 '사장님 렌털 패키지'를 출시하고 대량 구매 시 할인을 제공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가전 렌털 업계가 B2B 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기존 주력 수요처인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통상 가전 렌털 시장에서 B2C 영역은 전체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B2C 렌털 시장은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 일부 제품에 편중된 전략과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저성장 기조에 접어들었다. 이에 업계는 신성장 동력으로 B2B 영역에 주목, 관련 사업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가전 렌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엔데믹에 따른 기업의 사무실 운영 확대로 정수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각종 가전 비품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기업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직접 구매보다는 초기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렌털에 관심이 늘어나 업계도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