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맹국 감청...대통령실, '신중모드'

美 동맹국 감청...대통령실, '신중모드'

대통령실은 미국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맹국을 감청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한미동맹에 큰 영향은 줄 요소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윤석열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해당 사안을 잘 살펴보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출된 문건은 총 100쪽에 이르며, 미 국가안보국(NSA)·중앙정보국(CIA)·미 국무부 정보조사국 등 주요 정보기관 보고서를 미 합동참모본부가 취합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문건은 사냥 잡지 등으로 보이는 것들 위에 올려져 촬영된 사진 형태로 온라인에 확산했다. 전직 관리들은 유출자가 기밀 브리핑 자료를 접어 주머니에 넣은 다음 안전한 장소에서 꺼내 사진을 찍은 것으로 추측했다. 다만 일부 사진에서는 미국 국방부 공개 데이터와 달리 러시아군 사상자 수가 훨씬 높거나 낮게 나타나는 등 일부 조작된 정황도 나타났다.

미국 국무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문서 유출 경위에 대한 공식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이미 자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대통령실은 언론에 의혹이 제기된 단계라는 점에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미국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 보도에 따르면 감청 내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 여부였다. 우리 정부는 이와 관련해 인도적 지원 외 무기지원 등은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을 계속해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NYT 보도 이후에도 “그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이 예정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미정상회담 논의 안건에 대해 “한미동맹 강화, 북핵 대응, 경제 안보와 글로벌 이슈에 대해 열심히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