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미국)가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800만 달러)서 기권했다.
타이거 우즈는 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에 자리잡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치러지고 있는 제87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3라운드 중 기권을 선언했다. 마스터스를 개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측은 9일 "우즈가 3라운드 7개 홀을 마치고 부상 때문에 기권했다"고 밝혔다.
2라운드 잔여경기 뒤 극적으로 컷 통과에 성공하며 1997년 이후 23회 연속 마스터스 본선진출 대기록을 세웠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우즈는 전날 치러진 2라운드 잔여경기 마지막 홀이었던 18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컷 탈락위기까지 내몰렸지만 바로 앞 순위였던 저스틴 토머스가 17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 공동 50위(중간합계 3오버파 147타)가 됐고 결국에는 공동 49위까지 올라서며 극적으로 본선 라운드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23회 연속 컷 통과는 1934년 창설된 마스터스 토너먼트 역사상 최다 연속 컷 통과 타이기록이다. 이전까지 마스터스서 23회 연속 컷 통과에 성공한 선수는 프레드 커플스(미국)와 게리 플레이어(남아공) 두 선수뿐이었다.
그러나 본선 진출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3라운드 경기가 중단뒤기 전까지 우즈는 7개 홀에서 더블보기 2개와 보기 2개를 쏟아내며 6타를 잃고 최하위로 미끄러졌다. 비에 흠뻑 젖은 코스와 급격히 떨어진 기온으로 지난 2021년 교통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쳤던 우즈에게는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이 됐다.
결국 우즈는 3라운드 경기 중단 뒤 기권을 선택했다. 우즈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족저근막염이 악화해 기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까지 총 25번째 마스터스 대회에 출전한 우즈가 경기 도중 기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즈가 기권을 선택하며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최악의 컨디션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강행했다면 우주는 이날 3라운드 잔여 11개 홀과 4라운드 18개 홀 등 하루에 29홀을 돌아야 하는 강행군을 치러야 했다. 자신의 역대 마스터스 한 라운드 최다타수 기록(2022년, 18홀 6오버파 78타)을 넘어서는 최악의 기록은 물론 부상 부위 악화까지 각오했어야 했다는 의미다.
정원일기자 umph1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