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전력도매가격(SMP)이 전달 대비 20%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공사의 적자 확대 폭이 줄어드는 것과 함께 SMP 상한제 재시행 효과도 반감될 전망이다. 민간 발전사들은 SMP 상한제로 인한 연료비 손실 보상도 요구하고 나섰다. SMP 상한제로 인한 1000억원이 넘는 '비용청구서'가 제시될 전망이다.
11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SMP는 ㎾h당 165원으로 전달(215원) 대비 약 23.3% 하락했다. 올해 1분기 평균 ㎾h당 234원과 비교해 29.5% 줄었다. 이달 SMP 상한가격이 육지 기준 ㎾h당 164.5원인 것을 고려하면 상한가격에 근접했다. 정부가 이달 SMP 상한제를 재시행 했음에도 불구하고 효과는 반감될 것으로 분석된다.
SMP는 시간대별로 한계가격을 정하고 정산한다. 30일을 기준으로 하면 총 720개 시간대별로 SMP가 산정된다. SMP가 정산상한가격에 평균적으로 근접하면서 상한가격에 못 미치는 시간대도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겨울에 비해 SMP 상한제 시행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SMP 상한제가 시행된 지난해 12월에서 지난 2월까지 평일 기준 대부분 시간대에서 SMP가 상한가격을 초과했다. 하지만 이번 달은 평일에도 상한가격을 초과하지 못하는 시간대가 많아지고 있다. 한 예로 11일 24개 시간대 중 5개 시간대에서 SMP가 상한가격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SMP 하락 추세가 이어지면 향후 SMP 상한제 발동조건도 충족하지 못할 전망이다. 올 여름 SMP 상한제가 발동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SMP가 하락하면서 한전의 적자 폭 확대 추세는 한풀 꺾일 전망이다. 한전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한전의 전력 구입단가는 ㎾h당 164.17원으로 이달 평균 SMP와 비슷하다. 전력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조가 해소될 수 있다.
하지만 민간 발전업계는 연료비 손실 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한전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발전업계가 각각 요구하는 손실 보상 금액을 합하면 1000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평택에너지서비스는 지난달 '긴급정산상한가격 도입에 따른 연료비 손실보상을 위한 규칙개정안'을 전력시장규칙개정위원회에 제안했다. SMP 상한제 발동시 계통제약보정정산금(AASMWP) 산식에서 기대이익(MAP)을 차감해 연료비 손실을 보상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내용으로 보상을 하더라도 실제 연료비 손실이 발생하면 이를 보상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 안건은 지난달 전력시장규칙개정위원회를 통과해 전기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SMP 상한제에 따른 민간 발전사의 수백억원 규모 연료비 손실이 보전될 전망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이달 고효율 열병합 발전기 연료비 보전을 위한 전력시장규칙개정안을 제안했다. 한난은 이 안에서 SMP 보다 낮은 가격의 경제적인 고효율 열병합 발전기는 자기발전기 변동비를 증분비·무부하비용의 100%를 보상하도록 정산식 보완을 요구했다. 이 안건이 통과될 경우 한전이 수백억원 규모를 정산해야 한다.
전력거래소는 조만간 전문위원회를 개설하고 열병합·신재생 등 비중앙 급전발전기에 대한 연료비 기준도 산정한다. 비중앙 급전발전기는 SMP 상한제 기간 동안 적용된 전력량 정산금이 전력생산을 위한 연료비용에 미달하는 경우 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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