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그룹이 독자 개발 중인 수소전기차(FCEV)를 한국 시장에 공개하고 미래 친환경차 비전을 공유했다. 다른 국가보다 앞선 수소 충전 인프라를 갖춘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양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BMW코리아는 11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iX5 하이드로젠 데이를 열고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파일럿 모델 'iX5 하이드로젠'을 선보였다. iX5 하이드로젠은 파워트레인 다각화를 위한 BMW그룹의 전략 '파워 오브 초이스'를 반영한 수소연료전지 모델이다.
위르겐 굴트너 BMW그룹 수소기술 총괄 박사는 “앞으로 (차량용) 에너지는 기존 화석 연료에서 풍력, 태양열 등 다양한 재생 에너지로 전환될 것”이라면서 “전기차(BEV)로만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보다 장거리 운반과 저장이 쉬운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함께 활용하면 비용 면에서 더 경제적으로 탈탄소화를 더 빠르게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BMW는 기존 내연기관, 전기차뿐만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 새로운 대안으로서 수소전기차를 선택지에 두고 개발한다”고 강조했다.
i3로 전동화 전략을 시작한 BMW는 현재 iX, i4, iX3, i7 등 다양한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내연기관과 전기차 기술을 결합한 530e, 330e 등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도 인기를 얻고 있다. BMW는 iX5 하이드로젠 파일럿 모델을 시작으로 향후 수소전기차를 기존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출시 로드맵과 비슷한 속도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굴트너 박사는 “BMW그룹은 탄소 배출 없는 모빌리티의 추가 선택지로서 수소연료전지 기술 개발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iX5 하이드로젠에 적용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전기 드라이브 분야에서 BMW의 선도적 개발 역량을 여실히 드러낸다”고 말했다.
iX5 하이드로젠은 X5를 기반으로 개발했다. 파워트레인은 후륜에 장착한 드라이브 유닛과 이 모델을 위해 개발한 배터리로 구성된다. 전기 모터와 변속기, 파워 일렉트로닉스를 소형 하우징에 통합한 5세대 eDrive 기술을 적용해 최고출력 401마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h까지 가속 시간은 6초 이하다.
주행 중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제동 시에는 운동 에너지를 배터리로 되돌리는 회생제동이 가능하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증기만을 배출하며, 발생하는 폐열은 차량 내부를 따뜻하게 하는 데 활용돼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연료전지에 공급하는 수소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2개의 700바(bar)급 탱크에 저장한다. 탱크에는 6㎏의 수소 연료를 담을 수 있어 한 번 충전으로 504㎞(WLTP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수소 탱크는 완전 충전에 3~4분이 소요돼 장거리 주행 시 단시간 내 충전을 완료할 수 있다.
굴트너 박사는 “iX5 하이드로젠은 배출가스 없는 드라이브 시스템의 친환경적 장점과 뛰어난 가속력, 부드럽고 조용한 승차감으로 대변되는 전기차의 장점, 장거리 주행 능력을 결합한 모델”이라면서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충전 소요 시간 등 순수전기 구동 시스템이 지닌 단점을 보완하는 매력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BMW의 다음 목표는 2030년까지 전체 판매량에서 전기차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라면서 “전기차 기술 못지않은 잠재력을 보유한 수소전기차를 함께 활용해 다각적인 방면에서 탈탄소화를 가속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영종도=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