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절반이 오너 일가로 나타났다. 올해 신규 선임된 중견기업 대표 중 70%는 전문경영인으로 채워져 경영 체제 변화가 조금씩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상장 중견기업 715곳의 현직 대표이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공동·각자대표를 포함한 총 981명 중 470명(47.9%)이 오너 일가인 것으로 집계됐다.
500대 기업 상장사 269곳의 대표이사 396명 중 오너 일가가 78명(19.7%)인 것과 비교하면 28.2%포인트(P) 높다.
다만 올해 신규로 선임된 82명의 대표이사 중 전문경영인은 63명(76.8%)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경영 체제가 오너 경영에서 전문 경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 중견기업의 전문경영인 511명 중 156명(30.5%)은 대표이사 선임일 기준 해당 기업 재직기간이 5년 이하인 외부 출신이다. 355명(69.5%)은 내부승진을 통해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외부 영입 대표이사 중 73명(46.8%)은 5대 그룹 출신이다. 삼성그룹 출신이 44명(28.2%)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현대자동차그룹 17명(10.9%), LG그룹 8명(5.1%) 등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SK그룹은 3명(1.9%), 롯데그룹은 1명(0.6%)이다.
전문경영인 여성 대표이사는 9명으로 전체 전문경영인의 1.8%에 그쳤다. 김유진 에이블씨엔씨 대표, 김유진 코웰패션 대표, 김혜연 팜젠사이언스 대표, 박미령 동남합성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오너 일가를 포함한 전체 대표이사 중 여성은 40명으로 비중으로는 4.1% 수준이다.
최고령 대표이사는 대림통상의 창업주인 고 이재우 회장의 배우자 고은희 회장(89세)으로 나타났다. 고 회장을 포함해 △홍순겸 동양피스톤 회장(87세) △이창원 한국단자공업 회장(87세) △김성기 금화피에스시 회장(85세) 등 17명이 80대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20~30대 대표이사는 총 18명이다. 이 중 최연소 대표이사는 가온미디어 임화섭 회장의 아들인 임동연 사장(26세)으로 나타났다. 임 사장은 전체 대표이사 중 유일한 20대다.
1984년 이후 태어난 30대 대표이사는 △홍성부 에스와이 전무(34세) △최낙준 무학 총괄사장(35세) △우혁주 국동 대표(37세) 등 17명이다.
20~30대 대표이사와 80대 대표이사 총 35명 중 전문경영인은 박재욱 쏘카 대표(38세)와 김종식 진로발효 부회장(85세) 2명에 불과하다. 33명은 모두 오너 일가다.
한편 국내 상장 중견기업 총 715곳 중 공동·각자대표 체제 운영 등으로 2명 이상의 대표이사가 활동 중인 기업은 245곳이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