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실 도청 의혹에 “사과·재발방지 약속 받아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미국 정보기관의 도청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2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미국 정보기관 도청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파악하고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국가안보실 대상 도·감청 정황이 담긴 기밀문서를 두고 “양국 국방부 장관은 해당 문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사실에 견해가 일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동맹의 핵심 가치는 상호 존중과 신뢰”라며 “공동의 이익을 위해 힘을 모을 땐 모으더라도 친구의 잘못은 단호하게 지적하는 게 성숙한 동맹”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야당을 오히려 비판하고 있다는 불만의 표시다. 이 대표는 “미 정보기관 도청의혹이 일파만파인데 진실을 규명하기보다 합리적인 문제 제기를 틀어막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홍근 원내대표 역시 “의도가 선이면 불법도청을 해도 되는가”라고 반문한 뒤 “혈맹이라도 주권국이면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 외교·안보에 대한 재점검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무너진 안보 기강 역시 확실하게 바로잡아야 한다. 북한 드론에 서울의 하늘이 뚫리고 대통령실은 외국정보기관의 도청에 노출됐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도 “대통령실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고 정치적 공세만 퍼붓고 있다. 화살을 엉뚱한 곳에 돌리지 말고 한미정상회담에서 국익을 확보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미국 정보기관 도청 의혹에 대한 당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도 설명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에 돌입하겠다. 관련 입법 조치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