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요금 인상, 경제·산업계 의견도 듣는다…실효성은 의문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민·당·정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 연합뉴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민·당·정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 연합뉴스>

여당이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대한 경제·산업계 의견 수렴을 위해 민당정 간담회를 추가 개최하기로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 위주로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방침이다. 경제단체들은 그동안 에너지 요금 인상에 반대해 왔지만, 한국전력공사의 적자 상황 등을 감안하면 의견을 표현하기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에너지 전문가는 이미 부처 간에 전기·가스요금 인상 폭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상황에서 간담회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12일 국회 등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경제·산업계를 대상으로 한 전기·가스요금 민당정 간담회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전기·가스요금 민당정 간담회에서 에너지 전문가와 시민단체 의견을 청취한 데 이어 경제·산업계 의견도 반영한다는 취지다. 간담회 개최 날짜 등은 추가로 조율해야 한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시민단체와 전문가 다음으로 경제·산업계 의견을 들어보는 차원”이라면서 “구체적인 시기와 대상 등은 아직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당은 간담회 대상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국내 대표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 전기요금에 관해 중소기업계를 대변했던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간담회 대상으로 거론된다.

특히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중기중앙회는 지난해 12월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이번에도 간담회에 참석하면 요금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얘기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상의도 최근 한전이 추진하는 전력구매계약(PPA) 전용요금제에 대해 기본요금이 과도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그간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말을 아낀 대한상의에서는 이례적으로 의견을 표명했다. 특히 전력다소비 기업들은 에너지 요금 인상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경제단체 내부에서는 최근 경제 전반의 상황과 한전의 누적 적자 등을 고려할 때 일방적으로 반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올라가는 것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환영하는 기업은 없다”면서도 “기업에 따라서는 예측가능성이 필요하지 않냐는 의견도 있다”고 밝혔다. 다른 경제단체 관계자도 “기업마다 사정이 다르고 국가, 한전 상황 등을 고려하면 명확하게 말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에너지 전문가는 이번 간담회가 여당에서 2분기 전기·가스요금을 소폭만 인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명분을 쌓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전기·가스요금 인상폭을 두고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가 구체적으로 협의하는 상황에서 간담회가 큰 의미를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현재 전기요금의 경우 ㎾h당 5~8원 올리는 것이 얘기되는 상황”이라면서 “이는 어느 정도 고려를 한 것일 텐데 더 얘기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꼬집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