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이 방역정책 완화로 열리고 있지만 이에 따른 실적 상승 기대감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기업 실적 차원의 긍정적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440개 수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60.8%가 '중국 리오프닝이 한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경영실적에는 61.8%의 기업이 '영향이 없거나 부정적'으로 답했다고 13일 밝혔다.
중국 리오프닝이 경영실적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 기업들은 기대되는 부분으로 '수출물량 증가'(56.0%), '부품소재 공급망 안정'(24.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물류차질 완화'(9.9%), '중국진출기업 가동 정상화'(8.8%) 등이 뒤따랐다.
반대로 경영실적에 영향이 없거나 부정적 효과를 예상한 기업들은 '수출 증대효과가 크지 않을 것'(54.7%)이란 전망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요인'을 우려한 기업도 34.1%에 달했다.
대한상의는 중국 내에서도 소비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는 등 리오프닝 효과가 아직 미미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반해 생산활동 정상화로 원자재 수요가 늘면서 관련 시장 가격동향은 출렁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구리 가격은 작년 7월 연 저점 대비 23% 상승했고, 철광석 역시 저점을 기록한 작년 11월 대비 50% 가까이 상승했다.
대중국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는 기업도 많지 않았다. 응답기업의 72.7%는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답했고, '늘려갈 계획'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18.0%, '점차 줄여갈 계획'이라는 기업은 9.3%였다.
중국 리오프닝을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과제로는 △한·중 관계 개선(32.0%) △미·중 갈등과 같은 대중국사업 불확실성 해소(30.6%) △수출증대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 전개(15.1%) △중국진출 우리기업에 대한 애로 해소(11.0%) △중국내 무역장벽·기술규제 완화(10.1%) 등이 꼽혔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신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국제적 분업체계의 붕괴는 국가성장뿐만 아니라 기업의 생존에도 위협적”이라며 “수출 회복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다시 불붙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품의 수요·공급 측면 해결방안이 아닌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국가적 연대를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