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국내 9번째 엠폭스(MPOX·원숭이두창) 확진자가 확인되면서 13일 위기경보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최근 일주일 새 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질병청은 전날 오후 5시 위기평가회의를 열고 이날부터 위기경보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전날 회의에서는 세계적 발생은 감소 추세지만, 일본, 대만 등 인접국가 발생 확산이 지속되고, 국내에선 최근 1주 내 확진자 3명이 발생하는 등 이전보다 발생빈도가 증가하는 상황을 종합 검토했다.
엠폭스는 확진자와 피부나 성접촉같은 밀접접촉으로 전파되는 질병 특성상 일반인구집단에서 대규모 발생 가능성은 낮다. 당국은 환자 대부분 자연 회복되며, 치료와 진단 등 충분한 대응수단을 확보하고 있고, 공중보건체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위기경보수준 격상에 따라 질병청은 현재 운영중인 엠폭스 대책반을 중앙방역대책본부로 격상하는 등 대응 조치를 강화했다. 지방자치단체는 확진자 발생지역과 인접지역을 중심으로 지역방역대책반을 설치할 예정이다.
질병청은 위기 평가 회의 이후, 엠폭스 확진 환자 1명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확진된 9번째 환자는 경기도에 거주 중인 내국인이다. 3주 이내 해외 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고, 국내에서 밀접접촉이 확인돼 국내 감염으로 추정된다.
이 환자는 지난 12일 피부병변 증상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했는데, 의료기관에서 엠폭스 감염을 의심해 관할 보건소로 신고해 유전자 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현재 격리입원해 치료중이며 테코비리마트 치료제 사용도 검토 중이다. 방역당국은 추정 감염원 등 확인을 위해 상세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단계 조정은 미확인된 감염자를 통한 지역사회 내 전파 억제를 위해 선제적 조치를 취할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면서 “의료진은 의심환자 진료 시 안전한 보호구를 착용하고 환자 감시와 신고를 적극 해주고, 국민은 증상이 의심되면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