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이차전지 특화단지 최적지로 부상

에코프로·포스코케미칼 등 이차전지 대기업 투자유치 3조9천억원 달성
최고 연구인프라와 풍부한 전문인력, 자동차산업 밸류체인 최대 강점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으로 글로벌 이차전지 선도 도시로 도약 비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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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산업과 첨단과학시설 집적도시 포항에 이차전지 글로벌 기업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원료에서 전구체, 양·음극재 생산, 리사이클링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완성되면서 포항이 이차전지 글로벌 일류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포항시가 철강 중심 지역산업 생태계에서 벗어나 '제2 반도체'로 불리는 이차전지 최적 생태계를 구축, 이차전지 선도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포항은 현재 고품질 양극재 대량생산시설이 집적돼 글로벌 시장에 안정적으로 양극재를 공급할 수 있는 요충지로 부상했다. 지난해 기준 포항 양극재 생산량은 15만톤으로 국내 주요 양극재 생산도시 중 1위를 차지했다.

에코배터리 포항 캠퍼스를 구축한 영일만산단의 에코프로 전경
에코배터리 포항 캠퍼스를 구축한 영일만산단의 에코프로 전경

영일만산단과 블루밸리산단을 중심으로 에코프로, 포스코케미칼 등 양극재 기업과 에너지머티리얼즈, 해동엔지니어링 등 전·후방 기업들이 생산시설 및 연구개발(R&D) 인프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영일만산단에 에코배터리 포항 캠퍼스를 구축했다. 양극재 수직계열화로 세계 수준의 양극재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2027년까지 양극재 5만4000톤을 추가 생산할 공장도 짓고 있다.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확장을 위해 블루밸리산단에 대규모 양극재·전구체 공장 추가 증설 목적의 22만평 부지도 확보했다.

양극재뿐 아니라 음극재, 원료생산 등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국내외 공급망 확대에 나서고 있는 포스코케미칼 전경.
양극재뿐 아니라 음극재, 원료생산 등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국내외 공급망 확대에 나서고 있는 포스코케미칼 전경.

포스코케미칼도 최근 양극재뿐 아니라 음극재와 원료 생산을 위한 리사이클링까지 그룹사 밸류체인을 구축, 국내외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영일만산단에 2025년 준공 목표로 13만6000톤 생산 규모 공장을 건립 중이다. 그동안 양·음극재 생산을 위해 포항에 투자한 금액만 8500억원에 달한다. 앞으로 이차전지 소재생산확대를 위해 포항공장에 3조4000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전구체 글로벌기업인 중국 CNGR 역시 1조원을 투자해 영일만산단에 이차전지 소재 생산 공장을 건립, 연간 황산니켈 25만톤과 전구체 10만톤을 생산하기로 했다.

포항영일만산단 전경
포항영일만산단 전경

포항은 이차전지 원소재부터 양극재 생산까지 대량 생산시설이 집적되면서 2030년부터는 연간 양극재 약 100만톤 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양극재 수요량 605만톤의 16.5%를 차지하는 규모다.

포항이 이차전지 최적지로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최고의 연구인프라와 풍부한 전문인력, 울산-경주-포항을 잇는 자동차산업 밸트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우선 포스텍을 중심으로 방사광가속기연구소,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 이차전지 특화연구기관이 집적돼 있다.

풍부한 이차전지 전문인력도 강점이다. 포스텍, 포항폴리텍,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 등에서 배출하는 이차전지 전문인력은 연간 5600명에 달한다. 포항시는 생산과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이차전지 생태계에 최적화한 맞춤형 인력양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항에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유치하기 위해 산학연관이 힘을 모으고 있다. 이차전지 혁신 거버넌스 출범식 모습.
포항에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유치하기 위해 산학연관이 힘을 모으고 있다. 이차전지 혁신 거버넌스 출범식 모습.

포항시는 이차전지 산업육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추진 중이다. 2019년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총사업비 374억원)에 지정돼 투자유치뿐만 아니라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국책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구는 그동안 3조9000억원 규모 기업투자를 이끌어냈다.

여세를 몰아 산업통상자원부의 이차전지 특화단지, 중소벤처기업부의 이차전지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에 집중하고 있다. 시는 이차전지 기반, 주요산업과 연계성, 전문인력 확보 등 평가기준을 고려할 때 특화단지 최적지로 보고 있다. 또 사용후 배터리 재사용·사업화를 지원하는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가 구축돼 기업지원에 나서고 있고,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자원순환 클러스터 구축사업도 2021년부터 시작해 2025년까지 5년간 총사업비 488억원을 투입해 기술개발, 성능인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인라인 자동평가센터 구축(310억원), 이차전지 인력양성 플랫폼, 고안전 보급형 리튬인산철 배터리 상용화 기반구축 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2016년 첫 투자유치를 시작으로 포항은 불과 7년 만에 이차전지 글로벌 톱티어(top-tier)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과 역량을 갖췄다”며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발판으로 포항이 글로벌 배터리 산업 선도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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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