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가뭄 해결을 위한 4대강보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보 해체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장관은 13일 충남 부여군에 위치한 백제보를 방문해 금강 유역 가뭄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4대강보의 순기능을 확대하고 물 확보를 늘리는 쪽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3일 영산강과 섬진강 유역 가뭄에 대한 중장기 대책방향을 발표하고 다음날 '댐-보-하굿둑 연계운영 추진계획'을 토대로 하천시설 연계 운영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 순천시 주암조절지댐을 방문해 “지역 간 댐과 하천 물길을 연결해 시급한 지역에 우선 (물을) 공급하고 지하수 등 가용한 수자원을 총동원하라”는 지시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정부 발표 직후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4대강보를 활용하는 가뭄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한 장관은 환경단체 측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물그릇론'을 강조하며 4대강보를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이다.
그는 “시설물을 해체할 때는 안전성이나 유용성에 문제가 있는지, 가치가 떨어졌는지를 봐야 한다”며 “4대강보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고 유용성 면에서는 가뭄에 대비한 물을 확보할 수 있는 훌륭한 물그릇”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에게는 물을 절약하라고 하면서 국가 중요 시설에선 물을 버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며 “보 해체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대강보로 인해 녹조가 발생하고 수질이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녹조 발생은 일사량, 수온 등 여러 요인이 있다”며 “보의 영향도 조금은 있겠지만 녹조는 보를 개방해서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4대강의 본류와 실제로 물을 활용해야 할 지역 간의 거리가 멀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도수로를 활용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한 장관이 이날 예당 저수지 도수로 운영 현황을 보고받은 것도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장관은 “확보된 물그릇이 있어야 연결을 해 물이 부족한 곳에서 활용할 수 있다”며 “4대강보는 물그릇이라는 면에서 중요한 시설이고 확보된 물은 도수로 등 연계 시설을 통해 다른 지역에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