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에어컨 시즌을 앞두고 제조사가 제공하는 사전점검 서비스 신청이 지난해와 비교해 최대 두 배가량 늘었다. 엔데믹 진입과 함께 여름철 몰리는 서비스 수요 분산을 위해 제조사가 적극적으로 사전점검을 홍보한 결과다. 사전점검 사례 중 절반이 배터리 교체나 간단한 청소 등으로 해결 가능해 소비자의 자가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LG전자는 지난달부터 시작한 에어컨 사전점검 캠페인을 통해 약 한 달간 4만건을 점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0%나 늘었다. LG전자는 5월까지 진행하는 캠페인 기간 엔지니어가 고객 집에 방문해 △냉매누설 여부 △냉기온도 등 성능점검 △실내기 필터 등 위생·청결 점검 등을 실시한다.
삼성전자서비스 역시 지난달부터 진행한 에어컨 사전점검 서비스 사례가 이달 초까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시작 한 달밖에 안 됐지만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른 가전과 함께 받는 서비스가 아니라 고객이 별도로 에어컨 점검 서비스를 신청한 비중이 지난해 약 30%에서 올해 57%로 높아졌다.
에어컨 사전점검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6~8월 에어컨 수리 수요 집중기에 앞서 선제적으로 점검해 여름철 불편을 겪지 않기 위해서다. 엔지니어 방문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는 제조사와 사고 예방을 위한 정부·소비자 단체 홍보도 한몫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0~2022년 동안 에어컨 관련 화재 건수는 총 749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제조사는 사전점검도 중요하지만 서비스 신청 전 간단한 자가점검을 실시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한다. 사전점검 신청이 늘면서 대기가 발생할 수 있는 데다 상당수는 자가점검으로 해결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사전점검 엔지니어가 에어컨 고장 사례를 확인해 보면 리모컨 건전지 용량이 부족하거나 건전지 접지 부분 누액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 제품 전원코드가 콘센트에 꽂혀있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바람이 약하다는 고장접수는 실내기 공기 흡입기 주변이 커튼이나 물건으로 막혀 있거나 실외기실 환기창이 닫혀 열기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사례도 상당하다.
LG전자가 한 달간 제공한 사전점검 서비스 중 이 같은 사례는 전체 60%를 넘었다. 삼성전자서비스 역시 전체 서비스 건수 중 40%가 이에 해당했다. 상당수가 자가점검으로 해결 가능한 사례다.
제조사는 소비자단체와 함께 자가점검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자가점검 항목으로는 △필터 청소 및 교체 △리모컨 동작 점검 △실외기 설치 환경 확인 △배수호스 누수 점검 △시험 가동 통해 냉방 성능 확인 등이 있다. 제조사마다 홈페이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점검 방법을 글과 영상으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제품 전원, 리모컨 배터리 등의 상태를 확인하고 필터 청소를 하는 등 간단하지만 필수적인 에어컨 자가점검을 통해 시원한 여름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