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기술발달로 드론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도 빠르게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완전한 상용화를 이루려면 공간적 제약이나 제공시간 제한 등 기술적 한계극복이 필수다.
나르마(대표 권기정)는 이 같은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수직 이착륙 및 고속비행이 가능한 배송 드론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나르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1호 연구소기업이다. 항우연이 개발한 전동식 듀얼 틸트로터 기술을 이전받아 설립됐다. 검증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배송 서비스에 특화된 드론을 직접 개발 및 생산하며 국내 드론 기업 일부만이 보유한 '드론직접생산증명'을 보유하고 있다.
전동식 듀얼 틸트로터 기술을 바탕으로 나르마는 배송 드론 'AF100'과 'AF200' 두 종류를 개발했다. AF100은 5㎞ 거리를 3분 내 비행할 수 있다. AF200은 시속 70㎞로 기존 회전익 무인기와 달리 10분에 13㎞를 비행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이들 드론은 초속 15m 이상 강풍도 견딜 수 있는 내풍성을 비롯해 제자리 비행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 비행기 형태 날개로 고속비행까지 가능해 기존 멀티콥터 드론, 고정익 무인기 대비 넓은 영역을 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나르마는 설립 직후 곧바로 연구개발특구진행재단의 사업화연계기술개발(R&BD) 지원사업을 통해 AF100을 개발하는 등 특구재단을 통해 빠른 성장을 이뤘다. 현재도 특구재단 지원 하에 AF200 기체에 수소연료전지를 탑재, 비행거리를 최대 150㎞까지 늘리는 새로운 드론을 개발하는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나르마는 정부 실증과제를 수행하며 배송 드론 신뢰도를 지속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건양대병원과 충남대병원 간 도심 10㎞ 구간에서 응급품을 배송하는 실증사업을 비롯해 통영-사량도 13㎞ 구간에서 자동비행으로 긴급 혈액배송을 100회 이상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등 기술력이 입증됐다.
나르마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나르마가 개발한 키오스크 드누리는 드론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 자동 이착륙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기존 수동 조종이 비가시권 비행이 불가능한 반면 드누리는 자동비행으로 비가시권 비행은 물론이고 조종사 1명이 10대 이상 드론을 동시에 운용할 수 있다. 나르마는 드누리 상용화가 이뤄지면 드론 배송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터뷰>권기정 나르마 대표
“전 세계 드론 시장에서 국내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2%에 불과합니다. 나르마는 국내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개척하고자 합니다.”
권기정 나르마 대표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실증 비행을 통한 신뢰도 확보로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그동안 장기간 실증비행을 통해 기술력을 입증한 만큼 이제 제품 수출에 본격적으로 도전할 계획”이라며 “올해 미국에서 계획된 병원과 병원 간 의약품 배송 실증사업을 비롯해 각국에서 데모 비행 요청이 이어지고 있어 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포스텍 석사 출신으로 항우연에서 근무하면서 연구자로서 기술 상용화라는 결실을 맺기 위한 목표를 품어왔다.
그는 “과거에는 상용화와 거리가 먼 공공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개발 기술을 상용화하는 것이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 생각하고 연구소기업을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수많은 비행 실증으로 확보한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성능 수준 배송 드론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5㎏ 무게 운송이 가능한 수준을 20㎏까지 늘리는 큰 기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권 대표는 “앞으로 나르마가 앞선 기술력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드론 배송 서비스 표준화를 선도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세계 최고 성능 글로벌 배송 드론 및 운영 플랫폼 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