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한 이동통신 업계 움직임이 분주하다. 5세대(5G) 요금제 개편에 이어 단말기 지원금도 대폭 확대했다. 휴대폰 구입 부담 완화로 체감 통신비를 낮추고 소비자 선택 폭도 넓힌다는 계산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 공시지원금을 최대 50만원까지 상향 조정했다. 요금제에 따라 25만5000~50만원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기존보다 약 두 배 인상됐다. 최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요금제는 월 8만~9만원대 요금제부터다.
출고가 115만5000원인 갤럭시S23 모델의 경우 공시지원금 50만원에 대리점 추가지원금 7만5000원(공시지원금의 15%)까지 받으면 58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출고가의 절반 정도만 지불하면 기기를 구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소비자 선택권도 높아졌다. 공시지원금이 오르면서 일부 요금제에서는 선택약정 할인을 받는 것보다 할인 폭이 더 커졌다. 기존에는 매월 요금 25%를 할인받는 선택약정이 공시지원금보다 모든 요금제 구간에서 유리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공시지원금 확대에 대한 요구가 많았던 만큼 기기할인 혜택을 요금할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 고객 선택 폭을 넓히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원금 인상은 이용자 혜택을 높이기 위한 이통사와 갤럭시S23 판매 확대에 탄력을 붙이려는 삼성전자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다. 공시지원금은 이통사와 제조사가 분담하는 만큼 지원금 인상도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이번에 이통 3사가 일제히 지원금을 올린만큼 제조사인 삼성전자 요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2월 출시한 갤럭시 S23시리즈는 이달 초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다.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도 전작 대비 판매량이 약 50% 증가하는 등 호조세다. 이러한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계산이다. 증권가는 올 1분기 갤럭시S23 시리즈 판매량이 11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통 3사도 경품 이벤트와 모바일 상품권 등 다양한 구매 프로모션으로 고객 혜택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가계 통신비 절감 정책 방향에 발맞춰 체감 통신비 인하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최근 5G 중간요금제와 연령별 특화 요금제를 선보이며 이용자 선택권 강화와 통신요금 절감에 적극 나섰다. KT도 조만간 중간요금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금제 개편과 함께 단말기 실구매가를 낮춰 국민이 체감하는 통신비 부담을 경감하려는 노력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