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파우치 배터리 연구개발(R&D)을 위해 한국산 장비를 도입한다. 테슬라 본사 인력이 이달 국내 장비 업체를 방문해 소형 파우치 배터리 개발 장비를 최종 검수한다. 소형 파우치는 1인용 모빌리티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사용되는 배터리로, 테슬라가 파우치 배터리를 개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본사 구매팀이 이달 말 방한해서 소형 파우치 배터리 개발 장비 최종검수테스트(FAT)를 실시한다. FAT는 장비 인수를 위한 최종 검증 테스트로, FAT 통과 후 장비 납품이 이어진다.
테슬라는 지난해 국내 중견 장비 업체 A사에 파우치 배터리 개발 장비를 발주했다. 이달 마지막 성능 검증을 거쳐 장비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A사는 이에 앞서 테슬라에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장비를 공급한 데 이어 파우치 배터리를 추가 납품한다. 이달 무사히 FAT를 통과하면 이르면 다음 달 장비를 납품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우치는 필름 형태의 패키지에 양극·음극 소재 등을 구현한 배터리다. 제품 크기에 따라 정보기술 기기(소형), 전기차(대형) 등 다양한 용도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테슬라가 공급받는 소형 파우치의 세부 용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전기 승용차가 아닌 다른 제품용인 것으로 관측된다. 소형 파우치는 스마트폰·태블릿뿐만 아니라 마이크로 모빌리티(1인용 이동수단)와 휴머노이드 로봇 용도로 사용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자사 제품용 배터리를 내재화하기 위한 R&D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 전기차에는 직접 개발한 원통형 배터리를 일부 탑재했다. 기존 원통형 2170(지름 21㎜·높이 70㎜) 배터리는 외부 제조사로부터 공급받았으나 신규 전기차 출시와 제조비용 절감을 위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80(지름 46㎜·높이 80㎜) 배터리를 개발, 탑재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의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대응, 4680 배터리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원통형 배터리를 직접 개발해서 전기차에 탑재했다”면서 “파우치 배터리도 자체 개발, 전기차 외 전동화 기반의 다른 용도 모델에 적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