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국양)은 예경무 뉴바이올로지학과 교수팀이 항암화학요법에서 발생하는 '암 악액질(Cancer Cachexia)'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항체 약물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항체 약물은 식욕개선 및 골격근, 지방 조직을 복구해 암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뿐 아니라 지속적인 항암 치료에 대한 반응률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항암치료의 새로운 접근방식이라는 평가다.
암이 진행됨에 따라 크게 체중을 감소시키고 체력을 떨어뜨리는 '암 악액질'은 전 세계적으로 허가받은 치료제가 없어 대안으로 식욕 촉진제 등 보존 요법만 한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화학항암요법에 의해 발생하는 암 악액질 유발에 주요한 신호전달 경로가 'GDF15/GFRAL/RET' 축임이 밝혀짐에 따라 해당 경로 억제를 통한 암 악액질 개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GDF15'는 스트레스 매개성 조절에 의해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이다. 뇌의 섭식 중추에서 수용체인 'GFRAL'과 공수용체 'RET'와 복합체 형성을 통해 신호전달을 조절한다. 항암화학요법 등 인체 내 다양한 스트레스 조건들로 증가된 발현이 암 악액질 및 다른 만성 질환들에서 식욕 억제 및 체중 감소와 연관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기존에 확인된 대사 경로와는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GDF15/GFRAL/RET' 축을 관찰했다. 특히 그중에서 뇌간 특이적 발현에 따른 항체약물 개발 가능성을 지닌 표적인 'GFRAL'에 주목했고, 길항제 항체를 통해 화학항암제 시스플라틴에 의해 유도되는 암 악액질 증상의 효과적인 개선을 유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 'GFRAL' 길항제 항체는 비단 시스플라틴에 국한되지 않고 'GDF15'를 매개로 암 악액질 유발하는 다양한 화학항암제와 함께 활용할 수 있어 응용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최근 암세포 표면에서의 'GFRAL'의 발현과 'GDF15/GFRAL/RET' 축에 의한 암세포의 성장, 전이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새로운 항암치료 수단으로써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예경무 교수는 “기존 암 치료 전략은 주로 환자의 암 제거와 생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에 본 치료제와 같이 암 환자의 삶의 질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매우 새로운 전략”이라며 “향후 항암 치료전략 방향성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단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노화 분야 세계적 권위지 '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 온라인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