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소비자입니다. 기술은 비즈니스 모델 구성 요소 중 하나일 뿐입니다. 유니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기술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합니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17일 전자신문이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주최한 ET테크리더스포럼에서 '유니콘기업의 성공 DNA'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유 원장은 소비자 관점에서 바라본 혁신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강조했다.
유니콘기업은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3200억원) 이상을 달성한 기업을 말한다. 매출이 전무하더라도 유니콘기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유 원장은 “유니콘기업은 투자자 입장에서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자본시장을 스타트업 전성시대로 표현했다. 세계 시가총액 10위 기업 중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아마존 등 7개 기업이 정보기술(IT) 스타트업에서 시작됐다. 반면 한국은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기존 제조 대기업이 여전히 10위까지 차지하고 있다.
유 원장은 “수십년째 혁신이 멈춘 것이 우리 현실”이라고 진단하며 “우리나라가 갈 길은 혁신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현재 시가총액 2조6143억달러(약 3448억원)로 압도적 1위를 기록 중인 애플이 대표적이다. 애플 최고경영자(CEO)이자 상징이던 스티브 잡스가 2011년 운명하자, 많은 사람은 애플의 앞날을 우려했다. 하지만 팀 쿡 CEO가 재임하는 동안 애플 기업가치는 5배 이상 성장했다. 기존 하드웨어(HW) 중심에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플랫폼으로 비즈니스 모델 피봇에 나선 결과다.
유 원장은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팔, 직방 등 대중적인 서비스 플랫폼은 초기 비즈니스 모델을 피봇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많은 국내 기업은 자체 경쟁력도 부족한데 외부 기업을 흡수하는 노력도 없으니 경쟁력이 밀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관점의 혁신 비즈니스 모델 구축도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혁신이라고 하면 기술 측면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세상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채 자신이 아는 지식을 다른 사람도 알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매몰돼, 최고의 기술이 실패로 귀결되는 '지식의 저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유 원장은 “기술은 비즈니스 모델을 구성하는 요소 9개 중 하나”라면서 “혁신을 추구하는 사람은 혁신의 크기를 먼저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행동변화가 없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혁신이 가져올 혜택의 크기를 키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니콘기업 투자를 거품으로 바라보는 시선에도 반문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9개 기업의 손실보다 성공한 한 개의 이익이 크기 때문에 거액을 주저하지 않고 투자한다는 것이다.
그는 “유니콘기업은 아직 성공으로 가는 중간 단계”라면서 “사업에 종속되는 전략적 투자자(SI)가 아닌 재무적 투자자(FI)와 손을 잡으며 독자성을 놓쳐선 안된다”고 말했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