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이 열리면서 면세업계는 방한 여행 수요 공략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개별 외국인 관광 집객은 물론 동남아시아, 일본 단체 관광객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대 고객인 중국 단체 관광까지 재개된다면 연내 본격적인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19일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47만9248명이다. 작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면세점을 찾는 외국인 수도 5배 이상 늘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면세점 외국인 이용객 수는 20만9653명이다. 중국 보따리상(다이궁) 매출 감소 여파로 매출액은 약 34% 줄었지만 수익성은 개선됐다.
업계는 2분기부터 본격적인 리오프닝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4월은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 연휴가 대거 몰려 있다. 이달 말 일본 최대 연휴인 골든위크(4월 29일~5월 7일), 중국 노동절 연휴(4월 29일~5월 3일) 등을 거치며 면세점 방문객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외국인 마케팅 강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롯데호텔군HQ는 한국관광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롯데면세점, 롯데호텔, 롯데월드 등 3개 계열사가 합심해 해외 여행객 유치를 위한 공동 마케팅을 전개한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6월 대규모 한류 행사 '패밀리 콘서트'를 4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재개한다. 지난달에는 인바운드 여행사 50개사를 대상으로 3년 만에 초청 설명회를 열고 단체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신세계면세점은 동남아 관광객을 위한 매장 내 쇼핑 도우미, 언어 별 리플렛 등을 배치했다. 외국인 관광객 인증 명소로 꼽히는 본점 10층 미디어 파사드를 새롭게 단장하고 패션·뷰티 브랜드 라인업도 강화했다. 신라면세점 또한 명동 상권을 중심으로 주요 제휴처에 리플렛을 배치하고 글로벌 결제망도 확대하고 있다.
정부도 힘을 보탠다. 관세청과 면세점협회는 오는 5월 한 달간 '코리아 듀티프리 페스타 2023'을 개최한다. 전국 15개 면세점이 모두 참여하는 쇼핑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온·오프라인 최대 20% 가격 할인에 더해 적립금 형태의 쇼핑 지원금을 제공한다. 내달부터 관광 편의성 제고 차원에서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 작성 의무도 폐지한다. 국제 항공편 증편 계획도 앞당겨 오는 9월까지 코로나 이전 대비 90% 수준까지 회복할 방침이다.
변수는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 2월부터 해외 단체 관광을 허용했으나 한국과 미국, 일본은 명단에서 아직 제외한 상태다. 객단가가 높은 유커(중국 단체 관광객)는 다이궁과 함께 면세점 최대 고객으로 평가 받는다. 업계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중국 단체 관광 재개가 필수적이라는 시각이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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