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엔데믹에 여행 수요 '폭발'…유통가 공략 '가속'

주말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주말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본격적인 엔데믹 전환과 함께 해외 여행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 입·출국 규제 완화,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이 이어지면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한 모습이다. 향후 항공편 회복, 소비 심리 반등, 황금 연휴 등이 맞물리면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유통업계는 관련 수요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외 여행 상품을 망라한 기획전은 물론 여행용품 판촉, 해외 관광객 편의성 제고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여행 수요 공략을 통해 실적을 끌어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19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3월 국제선 항공 여객 수는 1388만명을 넘었다. 작년 동기 대비 12.7배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약 60% 수준까지 회복했다.

여행업체 실적도 순풍이 불고 있다. 종합여행사 하나투어는 올해 1분기 해외항공권(국내항공권 실적·자회사 발매 제외) 발매 실적 4147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2019년 동기 대비 103.3% 회복한 수치다. 같은 기간 야놀자·여기어때·에어비앤비 등 국내 주요 온라인여행플랫폼(OTA) 상위 6개사 거래액은 3조173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유통가 매출 동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백화점 명품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지난 2020년 3월 이후 첫 역성장이다. 해외 여행으로 소비가 몰리면서 코로나 기간 이어진 명품 보복 소비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행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유통가 움직임은 바쁘다. e커머스 업체들은 여행 관련 프로모션과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G마켓은 여행 상담 플랫폼을 개설했다. 고객이 원하는 장소·스케줄·규모 등에 맞춰 최적화된 여행 계획을 제안한다. SSG닷컴은 여행 수요 증가에 맞춰 신규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이달부터 항공 신규 예약을 일시 중단하고 상반기 내 신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쿠팡과 위메프도 여행 전문관을 통해 관련 기획전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홈쇼핑은 해외여행 상품 방송이 한창이다. GS샵은 올해 1분기 해외여행 상품 방송을 39회 진행했다. 올해 1~2월 방송한 여행상품 상담 예약은 지난해 월 평균 대비 2배 늘었다. 롯데홈쇼핑 또한 올해부터 해외여행 상품을 주 3회 이상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6월 선보인 여행 전문 프로그램 '트레블 온'은 월 평균 여행 예약 건수가 20%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항공사와 마일리지 제휴를 맺는 경우도 있다. 시몬스 침대는 리빙업계 최초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마일리지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시몬스 침대 제품 구매 시 결제 금액 기준 3000원 당 1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다.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예비부부, 가족 단위 고객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수요 증가에 대비하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편의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주로 사용하는 애플페이 등 간편 결제 수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CU·GS25·이마트24는 지난달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부가세 환급 서비스'를 3년 만에 재개했다. 결제 시점에서 부가세 환급액을 즉시 차감해 결제 편의성을 제고하는 방식이다. GS25는 올해 초 외화 환전 키오스크를 도입해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

한화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더플라자 호텔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고궁 투어 패키지를 선보였다. 지난달 더플라자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전년 동월 대비 56%포인트(P) 증가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롯데관광개발은 3년 3개월 만에 크루즈 기항지 투어를 재개했다. 기항지 투어는 국제 크루즈선의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사업이다. 올해 총 25번의 기항지(제주·부산) 투어를 통해 운영 중인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등과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스페셜리포트]엔데믹에 여행 수요 '폭발'…유통가 공략 '가속'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