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의 쿠팡 와우회원 정액 할인과 배달의민족의 무제한 쿠폰 할인 경쟁이 벌어지는 지역이 서울 7개구로 확대됐다. 쿠팡을 등에 업고 배달앱 이용자를 뺏어 오려는 쿠팡이츠와 어떻게든 뺏기지 않으려는 배민의 싸움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4월 18일자 10면 참조>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처음 송파구와 관악구, 동작구에 쿠팡 와우 회원 대상 5~10%의 정액할인 정책을 도입한 쿠팡이츠가 이번주에 할인 적용 지역을 영등포구, 금천구, 강동구, 구로구로 확대했다.
배민은 쿠팡이츠의 정액할인 적용 지역에 배민1 3000원 무제한 배달 쿠폰을 제공하며 맞서고 있다. 쿠팡이츠가 할인을 제공하는 지역을 확대할 때마다 같은 곳에 무제한 쿠폰 제공하고 있다. 현재 송파구, 관악구, 동작구, 영등포구, 금천구, 강동구, 구로구 등에서는 배민으로 1만5000원 이상 음식을 주문할 때 횟수에 제한없이 3000원 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
쿠팡이츠가 할인을 제공하는 7개 구 이외에 서울시 모든 구로 할인을 확대 적용하는 것을 추진 중인 만큼, 배민에서도 이에 맞서 무제한 쿠폰 제공 지역을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같은 할인경쟁이 무한정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쿠팡이츠는 정액할인에 필요한 비용을 모회사인 쿠팡에서 와우회원 혜택 확대 차원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부담이 거의 없다. 그러나 배민은 무제한 쿠폰이 사용되는 만큼 회사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배민이 당장은 쿠팡이츠의 새로운 할인정책에 이용자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쿠폰을 제공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광범위하게 할인 제공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쿠팡이츠가 배달앱 시장에 처음 진출하며 할인공세를 펼쳤을 때 서울 특정 구에서 쿠팡이츠 점유율이 배민을 넘어선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배민이 이번에는 그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배달 시장 후발 주자인 쿠팡이츠는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했으나 여전히 배민에 크게 뒤처져 있다. 게다가 올해 업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업계 최초 정액할인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에 따른 주문량 감소와 시장 축소 상황에서 쿠팡이츠가 정액할인이라는 승부수를 띄운 만큼 시장 점유율을 지켜야 하는 배민도 맞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