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위메프 결합 속도…체질 개선·시너지 창출 '방점'

큐텐 구영배 사장
큐텐 구영배 사장

큐텐이 위메프와의 결합 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인수 직후 내부 임원을 위메프 신임 대표로 앉힌 데 이어 직원 면담을 통한 내부 현황 파악에도 나섰다. 이보다 앞서 인수된 티몬, 인터파크커머스와 함께 큐텐 해외직구 사업 중심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조직을 재정비할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최근 위메프 전 직원 대상 면담을 시작했다. 임원·부서장을 시작으로 조직별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면담은 업무 파악 성격에 가깝다. 사업 시너지 전략과 조직 개편안 등을 모색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보인다.

위메프 관계자는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업무 현황 등을 파악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위메프는 티몬·인터파크커머스와 비슷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큐텐은 인력 파견을 통해 결합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통합 없이 신속하게 큐텐 업무방식과 사업 방향성을 이식하기 위해서다. 구영배 큐텐 대표 최측근인 류광진 부사장과 김효종 경영지원본부장을 각각 티몬·위메프 신임 대표로 앉힌 점이 대표적이다. 티몬의 경우 주요 부서장 위치에 큐텐 인사를 파견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별도 태스크포스(TF) 조직 '커머스지원팀'을 신설, 부서 간 결합을 촉진했다.

초점은 체질 개선과 시너지 창출에 맞춰져 있다. 큐텐은 티몬,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를 통합하지 않고 각각 운영할 계획이다. 플랫폼의 강점을 살리는 동시에 큐텐의 글로벌 DNA를 입혀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큐텐은 위메프 필수 조직을 분류하고 겹치는 조직은 효율화하는 작업을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티몬의 경우 지난 1분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70% 상승하는 등 효과를 봤다.

특히 위메프 체질 개선은 큐텐의 첫 번째 과제다. 위메프는 누적된 적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 지난해에도 영업손실 5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00억원 이상으로 적자 폭이 늘었다. 지난해 말까지 쌓인 누적 결손금만 6000억원이 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위메프도 지난해 자회사 믿업글로벌, 유닛11을 청산하는 등 체질 개선에 몰두해 왔다. 티몬 인수 당시와 같이 큐텐이 별도의 운영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도 높다.

다만 위메프 내부에서는 인원 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연금 공공데이터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730여명 수준이던 티몬 임직원은 이달 기준 596명으로 줄었다. 별도의 구조조정이나 조직 개편은 없었지만 큐텐의 결합 작업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인력이 감축된 것으로 보인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